장다아 "첫 연기, 7점 주고파…쉬쉬했던 '장원영 언니' 수식어" [인터뷰]

머니투데이 김나라 기자 ize 기자 2024.03.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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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데뷔작 '피라미드 게임'서 학폭가해자 역 열연

장다아 /사진=티빙장다아 /사진=티빙


"'장원영 언니' 꼬리표, 신경 쓰지 않아요."

떡잎부터 남다른 스타 자매가 탄생했다.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을 거쳐 정상의 걸그룹 아이브 멤버로 핫하게 떠오른 'MZ 아이콘' 장원영(19). 그의 친언니 장다아(22·본명 장진영) 또한 동생 못지않게 타고난 연예인 끼를 보유, 데뷔작 '피라미드 게임'부터 악역을 완벽히 소화해내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앞서 지난달 공개된 '피라미드 게임'은 달꼬냑 작가의 동명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오리지널 10부작 시리즈.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 '가해자·피해자·방관자'가 모두 섞여버린 그곳에서 점점 더 폭력에 빠져드는 학생들의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린다.



김지연(우주소녀 보나), 드라마 '일타 스캔들'로 이름을 알린 류다인과 강나언, 넷플릭스 '솔로지옥2' 출신 신슬기 등 신선한 얼굴들이 총출동한 '피라미드 게임'. 특히 '장원영 언니' 장다아의 합류 소식으로 일찌감치 큰 화제를 모았었다. 그는 지난해 렌즈, 화장품, 의류 등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애초 어릴 적부터 배우를 꿈꿨다는 장다아는 예원학교·서울예고·이화여대를 졸업한 무용학도인데, 결국 '피라미드 게임'으로 첫 연기의 결실을 이뤄냈다.

동생과 같은 스타쉽엔터테인먼트(킹콩 by 스타쉽) 소속으로 더욱이 '장원영 언니' 꼬리표가 따라붙고 있긴 하나, 장다아는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피라미드 게임' 백하린 역할을 꿰찼다.



게다가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기까지. 장다아는 극 중 피라미드 게임 주동자로 학폭(학교 폭력) 가해자 캐릭터를 실감 나게 표현, 작품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이중적인 면모로 충격 반전을 선사하고, 상대방의 발을 아무런 동요 없이 짓밟는 악랄한 행동에 흡연 연기마저 매끄럽게 해내며 뜨거운 호평을 얻었다.

이에 장다아는 최근 아이즈(IZE)와의 인터뷰에서 "'피라미드 게임'은 오랫동안 꿈꿔온 일이기에 그만큼 재밌게 찍었다. 백하린을 연기하는 스스로가 즐기면서 임하고 있다는 걸 느낄 정도였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노력한 제게 격려를 위해 10점 만점에 7점 정도를 주고 주고 싶다"라며 성공적인 데뷔 신고식을 자축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장원영 언니'로서 받는 관심에 대한 생각, 연기에 도전하기까지 뒷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다음은 장다아 일문일답.


Q. '피라미드 게임'을 끝마친 소감을 들려달라.

"배우는 제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이라, 그만큼 '피라미드 게임'은 기다려왔던 작품이었다. 선물처럼 와준 백하린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으로 재밌게 촬영했다. 찍는 과정에서도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흥미로워서 백하린을 연기하는 스스로가 즐기면서 하고 있는 걸 느꼈다. 연기적으로 자극을 받고 많은 공부가 되어 기회를 주신 박소연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현장이 처음이었는데 감독님의 섬세한 피드백이 큰 도움이 되었다. 제 연기를 모니터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다음엔 보완하고 앞으로 어떻게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Q. 대망의 생애 첫 작품인데 첫 회를 본 감상은. 데뷔가 실감이 나던가.

"'내가 진짜 배우가 됐구나', 1회가 공개되었을 때야 실감했다. 하지만 냉정해지려 했다. 연기에 있어선 피드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에, 주변에 아쉬운 점부터 물어봤다. 좋은 점은 기분 좋게 받아들이지만 아쉬운 반응은 가슴 깊이 새겼다."

장다아 "첫 연기, 7점 주고파…쉬쉬했던 '장원영 언니' 수식어" [인터뷰]
Q. 어려운 역할임에도 호평 속에 끝마쳤다. 본인도 재능을 가졌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 자신의 연기 데뷔에 점수를 매긴다면 10점 만점에 몇 점일까.

"스스로에게 재능이 있다고는 말씀드리기 힘들다. 아직은 제 연기에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이고 너무나 시작 단계인 만큼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낀다. 연기뿐 아니라 테크닉적으로 연습해야 할 부분도 많고. 저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그건 없다. 할 수 있는 틀의 한계를 정해놓진 않는다는 것.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는 거고, 시도를 함에 있어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과감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는 점에선 격려를 위해 7점 정도 주고 싶다."

Q. '피라미드 게임' 참여 과정이 궁금하다.

"오디션을 봤고 1, 2차를 거쳐 합격 통보를 받았다. 오디션 때 백하린 역할만 한 건 아니고 성수지 등 여러 캐릭터를 다 해봤다. 아마 감독님이 이 배우의 전체적인 성격과 호흡, 톤 등을 크게 보셨던 거 같다. 제가 백하린으로서 매력을 보여드린 게 있다고 한다면 몸짓, 눈빛에서 갖고 있는 본연의 매력을 숨기지 않고 표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백하린이 된다면'이라는 생각으로 누군가를 흉내 내지 않은 게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저는 억지로 표현하지 않고 자신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많이 부족했을 텐데 솔직하게 연기해서 가능했던 거 같다. 감독님의 그 믿음이 감사해서 더 열심히 하려 했다."

Q. 백하린 역할로 합격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당시 감정을 떠올린다면.

"우선 최종적으로 연락을 받았을 때 진짜 행복했다. (합격할지) 정말 꿈에도 몰랐어서. 동시에 바로 든 생각은 '백하린은 뭐부터 체크해야 하지'였다. '백하린의 매력은 뭘까' 포인트를 찾고, 저와의 접점을 만들어가면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고민했던 기간이 길었다."

Q. 악역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던 것 같다.

"악역을 해보고 싶었고, 또 제가 원했던 악역의 상이 백하린과 닮아있었다. 단순한 악역이 아닌 이중적인 캐릭터라는 점. 이걸 잘만 표현하면 역할이 풍성해지고, 배우로서의 매력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서 좀 더 욕심이 났다. 그래서 스스로 기준도 높게 설정했다. 이 드라마를 찍는 동안 그 기준에 도달하기 위한 나와의 싸움이 계속 이어졌다. 타협하려 하지 않았다. 제가 정한 기준을 낮추고 싶지 않았기에, 최대한 기준치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했다."

장다아 "첫 연기, 7점 주고파…쉬쉬했던 '장원영 언니' 수식어" [인터뷰]
Q. 누가 봐도 악랄한 학폭 가해자 역할을 어떻게 해석하여 이입하였나.

"악역이고 타당할 수 없었지만 내가 백하린인 이상 본인만의 명분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백하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했다. 백하린의 트라우마, 상처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표현 방식으로 '얘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겠구나' 그렇게 받아들였다. 누군가를 이해시키려는 건 아니었다.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 타당해서도 이해해서도 안 되는 인물이지만 최소한 저만큼은 이입하기 위해 하린의 감정을 그대로 느껴보려 한 거다."

Q. 백하린과의 접점을 찾아갔다고 했는데 무엇이 닮았을까.

"백하린이 기본적으로 자세가 꼿꼿하고 흔들리지 않고, 심지가 굳은 캐릭터이다. 말없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1부터 10까지 계획을 다 그린다. 실제 저도 그런 편이다. 또 무용의 영향으로 평소에도 자세가 흔들림 없이 올곧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듣는데 그런 모습을 투영하려 했다."

Q. 친구들을 못 되게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흡연 연기까지 시도했다.

"흡연자가 봤을 때 너무 어색하거나 가짜로 연기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조심하고 많이 신경 썼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여져야, 그래야 시청자분들도 몰입할 수 있으니까. 제 흡연 장면의 어설픔 때문에 몰입이 깨지는 걸 원치 않아서 다른 드라마나 영화의 흡연신을 많이 참고했다. 그리고 하린은 지포라이터를 쓰는데 저는 그거조차 한 번도 손에 잡아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미술팀에 양해를 구해 미리 소품을 받아 집에서 쉴 때도 손에 쥐고 있었다. 놀듯이 잡아보고 최대한 동작들을 다양하게 취해 봤다. 실제 연기는 금연초로 한 거다."

Q.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한편, 극 중 게임을 빙자한 학폭 행위에 대해 모방이 우려된다는 시각이 있었다. 전북 지역 일부 학교에선 '피라미드 게임'을 경고하는 가정통신문이 배포되기까지 했는데.

"우리 작품의 주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항상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학교 폭력의 심각성'과 어른들의 영향이었다. 이러한 경각심이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는데, 아무래도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미성숙한 때이다 보니 다른 방향으로 반영이 되기도 했다. 개인적으론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동시에 주위 어른들의 지도 편달이 더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다아 "첫 연기, 7점 주고파…쉬쉬했던 '장원영 언니' 수식어" [인터뷰]
Q. 배우를 꿈꾼 건 먼저 데뷔한 동생의 영향인 것이냐.

"저는 중학교 때부터 연기에 관심이 많았고, 본격적으로 '배우가 되겠다' 결심한 건 고등학교 때였다. 그때쯤 동생이 아이돌 일을 시작한 거 같다. 각자 하고 싶은 일이, 우연히 가는 길이 겹친 거다. 어쨌든 연기와 아이돌은 다른 거라 그게 데뷔 계기는 아니고, 저는 뭘 했어도 연기를 했을 거다. 아이돌을 꿈꿔본 적도 없다. 연기에 워낙 관심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데뷔한 것이지 '연예계 환상' 이런 것 때문도 아니다."

Q. 왜 꼭 연기였나.

"어려서부터 예체능에 관심이 있던 건 맞는 거 같은데 딱히 연기를 접한 과거 경험이 있진 않았다. 근데 드라마를 정말 좋아했고 좋아함에 끝나지 않고 하는 것에 대해 환상이 있었다. 그게 중, 고등학생을 거쳐 가면서 좀 더 확신이 들고 구체적으로 계획이 커졌다. 대학교 졸업 후에도 오래 고민했고 결국 도전해 보자 했다. 과감히 시도를 한 그 선택에 후회는 전혀 없다. 오히려 하루빨리 시작했으면 좋았겠다 싶다. 그만큼 연기가 재밌고 애착이 간다."

Q. 하지만 '연기자 장다아'가 아닌 '장원영 언니'로 먼저 주목받았고, 동생과 같은 소속사에 몸담으며 편견도 따랐는데. 과도한 관심이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았나.

"연기를 할 때는 본질만 생각했다. 단순한 게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여기니까. 그러한 것에 에너지를 쏟아 집중을 깨트리는 걸 원치 않았다. 오로지 백하린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까, 연기에만 집중했다."

Q. 앞선 인터뷰에서 '장원영 언니로 알려지고 싶지 않았다'라는 발언을 하였는데, 이 꼬리표를 떼야겠다는 생각인 거냐.

"꼭 떼야 한다기보다 제가 의도한 게 아니라는 얘기였다. 자연스럽게 알려진 거라, 그거에 대해선 현재 신경을 쓰고 있는 지점은 없다. 그냥 저는 제 본분을 다해서 연기적으로 보여드리는 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장원영 언니라고) 오픈된 건 제 의사, 회사와도 별개였다. 고등학교 때도 가까운 친구들만 알고 서로 쉬쉬하곤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알려질 거라 예상은 했고 제 입장에선 이게 최대한 늦출 만큼 늦춘 거다. 숨기고 싶다고 해서 숨길 수 있는 게 아니고, 저의 의도와 상관없이 밝혀진 것이기에 제 손을 떠난 영역이라고 본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이 부분을 크게 딥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연기를 `준비한다는 게 좀 늦게 알려진 거 같다. 하하."

Q. 그래도 가족이 '연예계 선배'라서 의지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동생에게 의지를 하고 있진 않다(웃음). 우리는 굉장히 독자적으로 자기 일을 부담하고 감내하는 성향이다. 서로 고민 얘기를 한다든가 그렇지 않고 결이 다르다. 현실 자매처럼 일적인 부분에 대해선 피드백을 하지 않는다. 제가 연기한다고 했을 때도 동생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언니가 하고 싶은 일 하나 보다' 생각했을 거다. 저 역시 동생의 일적인 부분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다. 그저 서로가 서로의 일을 각자 충실히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언니까지 배우로서 재능을 보이며 '장원영·장다아는 스타 되려고 태어난 자매'라는 반응이 많더라. 동생에 이어 데뷔한 것에 부모님은 어떤 반응이신가.

"과분한 칭찬과 좋게 봐주시는 시선이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기대해 주시는 만큼 다음 작품에서 실망시켜드리지 않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바람이 크다. 부모님께는 제가 연기에 관심 있다는 걸 학창 시절 때부터 말을 했다. 그래서 본인이 이루고자 했던 거에 대한 시도, 첫 단추를 꿴 것에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내주셨다. 앞으로도 바르게 이 생활을 이어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시더라."

장다아 "첫 연기, 7점 주고파…쉬쉬했던 '장원영 언니' 수식어" [인터뷰]
Q. 본명 장진영을 두고 예명을 쓴 이유가 궁금하다.

"배우 꿈을 갖기 전 학교 다닐 때부터 중성적인 이름이 마음에 안 들었다. 개명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린 적도 있다. 근데 마침 예명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에, 소속사 대표님과 함께 지었다. 작명소에서 받아온 이름이 아니다(웃음). 여러 이름을 생각하고 대표님과 의논하다가 '장다아'가 발음이 유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라 정했다. 발음 위주로 찾은 거였는데 다른 후보가 생각 안 날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뜻은 많을 다(多)에 흰빛 아()다."

Q. 이름 앞에 붙었으면 하는 타이틀이 있다면.

"다음이 예상 안 되는 배우, 대체될 수 없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생기면 무한한 영광일 거 같다. 가장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이게 말은 쉬워도 연기함에 있어서 어려운 거 같다. 기본적으로 연기한다는 자체가 자연스러운 일상은 아니지 않나. 그러다 보니 어떤 자극을 받기도 하고 여기에 내 열정도 반영되어 다소 좀 과하게 억지스럽게 나오는 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 부분을 가장 경계하고 앞으로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인 거 같다. 과하지 않게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다."

Q.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는 무엇이냐.

"'피라미드 게임'에선 악한 모습을 선보였는데 다음엔 4차원적으로 밝고 통통 튀는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 제가 초등학교 때 좋아한 작품이 박지은 작가님의 작품들이다. 중, 고등학생 때는 노희경 작가님의 '괜찮아 사랑이야'(2014) 속 공효진 선배님의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진취적이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거침없이 표현하는 인물을 연기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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