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부터 정책제안까지…'민간 외교관'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4.03.2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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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사진제공=효성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사진제공=효성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그룹경영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도맡았다. 풍부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제 외교관'의 역할을 했고, 대중소기업 상생에 이바지하는 재계의 구심점으로 역할한 경제계 원로로도 평가받는다.

조 명예회장은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교역상대국 경제인들과 활발한 협력 활동을 전개했다. 유창한 어학 실력과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이 됐다.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한미재계회의, 한일경제협회,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한중재계회의 등 30년 이상 다양한 국제경제교류단체를 맡아 많은 성과를 올렸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있어 그의 공은 컸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2000년부터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최초로 한미 FTA의 필요성을 공식 제기했고, 체결 이후에도 미국 의회를 방문해 인준을 설득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2008년에는 한미비자면제 프로그램 시행을 주도하여 양국 간 교류 활성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일본과도 한일FTA의 필요성을 제기해 추진한 바 있고 한일경제인회의, 한일산업기술협력페어, 한일고교학생캠프 등을 통해 한일간 무역역조 해소와 한일 기업간 공동비즈니스 추진, 한일 국민간 우호친선활동 등 다양한 교류활동을 벌여왔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을 맡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과 일자리 창출, 경제계 국제교류 활성화 등에 이바지했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005년 4월 한일경제인회의에서 한국 재계 대표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효성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005년 4월 한일경제인회의에서 한국 재계 대표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효성
그가 수장을 맡을 당시 전경련은 그 역할이 퇴색돼 가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조석래 명예회장은 재계의 넓은 인맥과 특유의 리더십으로 전경련을 '일하는 조직', '솔선수범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 정부에 다양한 정책을 제안해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 경제가 성장·발전하는 데 역할했다.



'재계의 대표 민간 외교관'으로도 불린 조석래 명예회장은 민간 외교활동에 이바지한 공로로 2009년 일본 욱일대수장, 1980년 덴마크 다너브러 훈장을 수훈받았다.

2000년 미국 일리노이공대(IIT) 국제지도자상, 1994년 한국경영자대상, 1987년 금탑산업훈장, 1982년 체육훈장 등을 받았으며 2013년 미국 일리노이공대에서 명예공학박사를, 2005년 일본 와세다대에서 명예공학박사를 각각 수여받으며 국내외에서 존경받는 기업인의 위상을 정립했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와세다대와 일리노이공대의 한국 동문회 회장직을 오랫동안 맡아 왔고 동양학원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동양고, 동양미래대 등을 통해 미래 우수인재 육성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조 명예회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삼남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이 있다.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내달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영결식은 내달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이다.

1988년 8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경제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조석래(왼쪽 첫번째) 효성그룹 명예회장 /사진제공=효성1988년 8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경제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조석래(왼쪽 첫번째) 효성그룹 명예회장 /사진제공=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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