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황금 매장./사진=바이두
'중국황금' 베이징 솽징 R&F플라자 매장은 지난해 12월 27일 돌연 문을 닫았고 직원들도 모두 사라졌다. 이에 대해 29일 중국 현지 경제매체 차이신과 인터뷰한 중국인 탕모씨(가명)는 "2012년부터 이 매장에서 총 1250g의 금을 구입했고, 12월 23일 마지막으로 계약을 갱신했는데 나흘 뒤 매장이 갑자기 사라졌고 내 금도 돈도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약정이 만료되면 고객은 금을 직접 받아가거나, 금을 매장에 판매하거나, 약정을 다시 체결할 수 있다. 매장은 이 시점에 고객이 어떤 결정을 하든 추가로 처리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면에 숨겨진 문제점은 사고 이후 드러났다. 해당 매장이 사라지자 고객들이 곧바로 공안에 신고했다. 이름만 들으면 마치 국영기업인 듯 한 인상을 줬던 '중국황금'은 사실은 북경삼정원금보석이라는 민간회사의 브랜드였고 그나마 직영점인 양 운영했던 해당 매장은 실제로는 가맹사업자가 운영한 프랜차이즈매장이었다. 본사가 고객들의 손해를 책임져 줄 규정이나 법적 근거도 없었다.
중국황금 소식을 전한 한 현지 언론 보도./사진=바이두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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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황금은 지난 2022년 말 기준으로 중국에 크고 작은 매장을 무려 3537개 운영 중이다. 이 중 상당수가 '금 대여' 사업을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객이 지불한 금값과 매장이 받은 수수료, 여기에 금을 샀어야 하지만 사지 않은 돈까지 이들 매장에 고스란히 남는다. 이 돈이 다양한 경로로 재투자됐을 수 있고, 확인되지 않은 막대한 자금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 자금들은 어디로 갔을까. 조사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상세한 내용은 전해진 바 없다. 그런데 현지에선 조사 결과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사건과 유사하게 전개됐던 지난 2022년 '산동골드' 폐업 사건 당시 한 피해자는 공안에 "이번 사건에 4억달러(약 5394억원)의 자금이 연루돼 있다"고 말했었지만 지금까지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나 경과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귀금속 프랜차이즈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재정의 근간인 금 관련 파생상품 사업을 민간 프랜차이즈가 임의로 운영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중국황금이 아닌 한 귀금속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금 보관사업은 사실상 도박 시장이나 다름이 없다"며 "프랜차이즈가 감당할 수 있는 운영범위를 초과하는 행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