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규모 변동 없다…정부 "흥정하듯 뒤집는 일은 없다"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3.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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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부본부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수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부본부장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수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사단체들이 정부의 '2000명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는 가운데 정부는 "의료개혁의 성패는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며 "다수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을 특정 직역과 흥정하듯 뒤집는 일은 없다"는 입장을 29일 재확인했다. 동시에 소아 필수의료 보상강화 방안을 위한 소아 연령가산 대폭 인상, 지역수가 신설 등의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5000만 국민을 뒤로하고 특정 직역에 굴복하는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과학적 추계에 기반하고 130회가 넘는 의견수렴을 거친 정책적 결정을 합리적 근거 없이 번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 '2000명 증원 전면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박 차관은 "전공의들은 즉시 소속된 수련병원으로 복귀하고 정부와 건설적 논의에 참여해달라"며 "의대 교수들도 집단사직을 철회하고 조건 없이 정부와 대화 자리로 나와달라. 대화에 선결조건을 붙이는 것은 대화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 차관은 "정부는 2025년 예산 편성 핵심과제로 의료개혁 4대 과제 이행을 위한 5대 중점 투자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며 "투자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구체적인 예산 편성을 논의하는 자리에 전공의, 의대 교수 등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소아 필수의료 보상강화 방안'도 제시됐다. 저평가된 고위험, 고난이도 소아수술의 정당 보상을 위해 소아 연령가산이 대폭 인상된다. 고위험 신생아의 지역 신생아 중환자실 진료를 위해 지역수가도 신설된다.

박 차관은 "올해 5월부터 고위험, 고난도 수술로 지정된 281개 항목의 수술처치료와 마취료의 연령 가산을 대폭 확대한다"며 "현재 체중 1500g 미만 신생아와 1세 미만 소아에 대해서만 별도로 높게 적용하던 연령 가산을 6세 미만 소아까지 확대하고 가산 수준도 최대 300%에서 1000%로 대폭 인상한다"고 했다.

이어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고위험 신생아 치료를 위해 지정된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 51개소에서 전담전문의를 상시 배치해 신생아를 진료한 경우, 경기·인천 지역센터는 입원환자당 하루 5만원, 그 외 지역센터는 입원환자당 하루 10만원으로 차등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의료계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 25일 이주호 사회부총리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상국립대 방문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청주 한국병원 방문, 한덕수 총리와 사회부총리, 조 장관의 서울대학교 방문 △27일 총리의 충남대 병원 방문, 부총리의 강원대 방문 △28일 국무총리의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방문, 조 장관의 소비자단체 대화 △29일 조 장관의 8개 사립대학병원 병원장 간담회, 총리의 서울 주요 5대 병원장 간담회 예정 등을 제시했다.

박 차관은 "의사 총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정부는 대화와 설득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정부는 열린 자세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대화의 손을 잡고 건설적 대화로 진전을 이루길 다시 한번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에 따르면 28일 기준 수도권 주요 5대 병원의 입원환자는 지난주 평균 대비 3.4% 증가한 4936명, 기타 상급종합병원의 입원환자는 지난주 평균 대비 5.8% 증가한 1만8027명이다. 응급실 408개소 중 97%인 394개소가 병상 축소 없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신속한 환자 전원과 협력진료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진료협력병원을 150개소로 늘려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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