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승리 한미 임종윤·종훈 형제…"가족과 함께 가길 원한다"

머니투데이 화성(경기)=구단비 기자 2024.03.2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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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이후 기자브리핑에서 입장을 밝혔다./사진=구단비 기자사진 왼쪽부터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이후 기자브리핑에서 입장을 밝혔다./사진=구단비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창업주의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가 28일 주주총회 직후 "어머니와 여동생은 이번 계기로 실망했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함께 가길 원한다"며 "회사가 50조원 티어로 가는데 여러 할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은 "빨리 회복하고 가족, 파트너가 화합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절대적인 키맨이었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저희를 믿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앞으로 주주들이 원하는 회사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임종훈 한양정밀화학 대표는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을 것 같다"며 "말씀드렸듯 형제가 가족 다 같이 합쳐서 발전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도 화성시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33,500원 ▲200 +0.60%) 정기 주주총회에서 OCI그룹과의 통합을 저지한 형제측이 주주제안한 이사진 5명의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약 4%포인트(p)로 한미약품 (310,500원 ▲500 +0.16%)그룹 오너가의 희비가 갈렸다.



통합을 진행한 모녀 측은 이날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앞서 주총에 등장한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도 주총 도중 자리를 떴다. 모녀 측은 주총결과에 대해 내놓은 입장문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주주님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그동안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주주님들과 전 현직 한미그룹 임직원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하며, 앞으로도 한미에 대한 성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OCI홀딩스는 이날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며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바라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낮 12시27분쯤 시작된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는 약 3시간 넘게 진행됐다. 주요 안건인 이사 선임의 건에서는 집계 과정에서 정회가 반복됐다. 시작 시간이 이미 3시간 지연된 상황에서 집계까지 늦어지면서 참석한 주주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통합을 추진한 모녀와 이를 반대한 형제 측의 치열한 표대결 끝에 임종윤·종훈 형제가 제안한 임종윤·종훈(사내이사), 권규찬·배보경(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사외이사) 후보가 선임됐다. 양측이 제시한 11명의 후보자를 일괄 상정해 다득표순으로 선임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임종윤 전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출석 의결권 수 대비 51.8%의 찬성을 받으며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했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제시한 이사안은 48%대의 찬성표를 얻으면서 과반을 넘지 못했다. 연이어 감사위원회 위원도 임 형제가 제안한 배보경, 사봉관 후보가 선임됐다.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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