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엔 아이돌" 최민식→설경구·박희순, 소녀팬 끌어모은 중년배우들

머니투데이 차유채 기자 2024.03.3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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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있슈]
'파묘' 흥행으로 '할꾸' 사랑받는 최민식
설경구, 브로맨스 '불한당'으로 인생 2막
'마이네임'으로 팔로워 4배 늘린 박희순

(왼쪽부터) 배우 최민식, 설경구, 박희순 /사진=머니투데이 DB, 뉴스1(왼쪽부터) 배우 최민식, 설경구, 박희순 /사진=머니투데이 DB, 뉴스1


충무로에서 진중한 연기와 중후한 매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훔쳤던 배우 최민식(1962년생), 설경구(1967년생), 박희순(1970년생) 등이 최근에는 '할꾸'(할아버지 꾸미기), '지천명 아이돌' 등의 별명을 얻으며 소녀팬의 사랑까지 독차지하고 있다.

'곰아저씨' 최민식, 머리띠 공세→생신 카페 개최
영화 '파묘' 무대인사에서 팬이 준 목도리, 머리띠 등을 착용한 배우 최민식 /사진=트위터 캡처영화 '파묘' 무대인사에서 팬이 준 목도리, 머리띠 등을 착용한 배우 최민식 /사진=트위터 캡처


배우 최민식은 영화 '파묘' 무대인사에서 다정한 팬서비스 정신을 발휘하며 소녀팬의 마음을 휩쓸었다.

X(엑스, 구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그는 지난 9일 진행된 무대인사에서 "어떤 팬분이 목도리를 직접 뜨셨다더라. 그래서 쪄 죽어도 하고 있다"며 "너무 감사하다. 여러분이 주신 머리띠, 목도리(를) 쪄 죽는 한이 있더라도 하겠다. 여러분께서 주신 이 은혜(가) 이젠 축복이 아닐 수 없다"고 팬사랑을 드러냈다.



해당 영상은 2만3000회 이상 리트윗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팬들은 무대인사에서 독특한 머리띠, 꽃다발 등을 선물하며 최민식을 향한 팬심을 내비쳤다.

최민식은 선물을 받을 때마다 고마움을 표했고, 팬덤은 더욱 거대해졌다. 이에 5월 30일 최민식의 양력 생일을 맞아 팬들은 이른바 '생신 카페'를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생카로도 불리는 생일 카페는 좋아하는 스타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팬들이 카페와 협업해 스타의 사진과 관련 소품으로 특정 기간 카페를 꾸미는 이벤트를 뜻한다.

당초 최민식 생일 카페는 한 곳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수요가 폭발하면서 지점이 세 개로 늘었다. 최민식 생일 카페 소식에 누리꾼들은 "나도 가고 싶다", "나만의 아이돌이 너무 거대해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민식의 팬서비스는 후배 배우들에게 모범이 되기도 했다. 배우 김동휘는 언론 인터뷰에서 "(액세서리 착용을) 무조건 다 해야 한다. 나는 시키는 대로 다 한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원조 '지천명 아이돌' 설경구…'홈마'까지 생겼다
팬들과 사진 찍는 배우 설경구, 무대인사 도중 설경구에게 전달된 인간 화환 문구 /사진=트위터 캡처팬들과 사진 찍는 배우 설경구, 무대인사 도중 설경구에게 전달된 인간 화환 문구 /사진=트위터 캡처
배우 설경구는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영화 '박하사탕', '오아시스', '공공의적' 시리즈 등으로 충무로 대표 배우로 꼽혔던 그는 '나의 독재자', '서부전선', '루시드 드림' 등이 줄줄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때 만난 작품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었다. 설경구는 해당 작품에서 쓰리피스 수트에 포마드 머리로 분하며 중년미를 뽐냈고, 영화는 실패했으나 해당 작품 광팬인 이른바 '불한당원'을 양성해 내며 '지천명 아이돌'로 거듭났다.

이후 설경구에겐 밥차, 지하철 광고 등의 선물뿐만 아니라 '홈마'(홈페이지 마스터)까지 생기며 웬만한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설경구의 인기 원동력은 '겸손함'이었다. 그는 팬들이 선물을 보내줄 때마다 팬페이지에 인증 사진과 함께 감사 인사를 올려 팬들을 감동하게 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천명 아이돌 수식어가) 처음엔 땀이 났는데, 이제는 익숙해졌다"며 "이 나이에 (애교를) 시켜주는 것도 감사하다. 저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진작 나한테 왔어야지" 박희순, 생일카페 직접 방문
자신의 지하철 생일 광고판을 찾아 인증 사진을 남긴 배우 박희순, 본인 팬카페에 박희순이 남긴 글 /사진=박희순 인스타그램, 박희순 팬카페 캡처자신의 지하철 생일 광고판을 찾아 인증 사진을 남긴 배우 박희순, 본인 팬카페에 박희순이 남긴 글 /사진=박희순 인스타그램, 박희순 팬카페 캡처
배우 박희순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의 흥행과 함께 제2의 '지천명 아이돌'로 떠올랐다.

그는 극 중 조직의 보스 최무진 역으로 출연해 중후한 카리스마를 뽐냈고, '마이 네임' 종영 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팔로워를 방영 전보다 4배가량 늘렸다.

팬카페 가입 인원이 증가한 뒤 "이게 뭔 일이래. 여기가 이런 곳이 아닌데, 조용한 곳인데 아주 떠들썩하네", "이런 반응이 놀랍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한데 한편으론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좀 진작에 나한테 왔어야지"라는 글을 올린 것도 화제를 모았다.

박희순은 팬들이 자신을 위해 준비한 지하철 광고, 생일 카페 등도 직접 찾아가 더욱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조금 힘들긴 하다"면서도 "저에게 주어진 숙제라면 풀 것이다. (그 별명도) 3년간 계속 들으니까 익숙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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