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비정부기구(NGO) 헬핑핸드가 중국 본토 광둥성에서 운영하는 실버타운에서 거주 중인 홍콩 출신 고령자(65세 이상)들 /사진=블룸버그
홍콩에서 인사 담당자로 근무하다 은퇴한 그레이스 신(84, 여)은 25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홍콩에서 120마일(약 193km) 떨어진 중국 본토 광둥성의 자오칭시 실버타운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마작, 서예, 산책 등을 즐기며 평생을 지낸 홍콩에서보다 더 편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홍콩은 세계에서 기대수명이 높은 곳 중 하나로, 고령화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은퇴 인구가 크게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주거 및 요양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실제 홍콩 정부의 주거 요양 서비스를 받고자 대기 중인 사람은 1만6000명 이상에 달하고 이들이 해당 서비스 혜택을 누리기까지 16개월이 걸리는 상황이다.
홍콩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고령자 비중은 2021년 20%에서 2026년 26%까지 늘고, 2046년에는 36%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됐다. /그래픽=윤선정
그러다 팬데믹 종료로 홍콩과 중국 본토 간 고속철도 운행이 재개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고속철도 운행으로 중국 광둥성에서 홍콩 시내까지 빠르면 2시간 이내에 갈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고령자의 중국 본토 이주를 위해 향후 몇 달 안에 광둥성 9개 도시가 포함된 '그레이터 베이'(Greater Bay Area, 웨강아오 대만구) 지역 내 7개 의료시설에서 정부의 의료비 바우처도 쓰게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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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노인들을 지원하고 이들을 위한 요양원을 운영 중인 비정부기구(NGO) 헬핑 핸드(Helping Hand)에 따르면 홍콩 노인들의 중국 본토 이주 문의는 2022년 이후 두 배 이상이 늘었다. 광둥성 성도 광저우의 한 실버타운은 지난 1월 홍콩 거주자를 처음으로 받아들인 이후 입주 문의가 크게 늘었다. 자오칭시 실버타운은 홍콩 출신 입주자가 현재 95명에서 올해 말까지 11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실버타운의 경영진은 갈수록 늘어나는 홍콩 은퇴자들을 받고자 수용 능력을 약 30%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