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호암미술관은 젠더 관점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에서 약 90여 건의 불교미술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염원과 고뇌, 공헌에 주목하고, 동시대적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사진은 머리카락을 두건으로 가린 중국, 명 혹은 청, 17~18세기의 '백자 관음보살 입상'. 2024.03.25. [email protected] /사진=박진희
리노베이션를 거쳐 지난해 재개관한 호암미술관의 첫 고미술 기획전으로 한국·중국·일본 3국의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들의 번뇌와 염원, 공헌을 본격적으로 조망한게 눈에 띈다.
부처의 가르침이 동아시아로 전해진 이래 불교미술에서 엿볼 수 있는 여성의 역할과 존재성을 살펴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전세계 27개 컬렉션에서 모은 불화와 불상, 사경과 나전경함, 자수, 도자기 등 다양한 장르의 불교미술 작품 92건(한국미술 48건, 중국미술 19건, 일본미술 25건)이 호암미술관에 처음 모였다.
[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호암미술관은 젠더 관점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전시는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염원과 고뇌, 공헌에 주목하고, 동시대적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석가모니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이 권위있는 모습으로 표현된 '석가탄생도'(오른쪽)와 석가모니의 부인인 구이(俱夷)가 등장하는 '석가출가도'. 2024.03.25. [email protected] /사진=박진희
해외에 흩어져 있던 조선 15세기 불전도 세트의 일부인 '석가탄생도'(일본 혼가쿠지)와 '석가출가도'(독일 쾰른동아시아미술관)도 세계 최초로 한 자리에서 전시된다. '석가여래삼존도'(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47건 작품도 국내에서는 처음 나온 것이다.
이번 전시를 담당한 이승혜 큐레이터는 "시대와 지역, 장르의 구분을 벗어나 여성의 염원과 공헌이란 관점에서 불교미술을 조명하는 새로운 접근을 통해 전통미술 속에서 동시대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석가출가도'에서 석가모니의 부인인 구이(俱夷, 오른쪽)가 엎드려 슬퍼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2024.03.25. [email protected] /사진=박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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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토크는 이 큐레이터가 맡아 이번달 28일과 다음달 4일 리움미술관 강당과 호암미술관 워크숍룸에서 각각 연다. 작품에 숨겨진 스토리를 나눠 보는 몰입감상 프로그램도 '간절히 바라옵건대, 여성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가, 여성의 모습을 한 관음들'을 주제로 총 11회 진행된다.
[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호암미술관은 젠더 관점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에서 약 90여 건의 불교미술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염원과 고뇌, 공헌에 주목하고, 동시대적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2024.03.25. [email protected] /사진=박진희
[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석가모니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이 권위있는 모습으로 표현된 '석가탄생도'. 2024.03.25. [email protected] /사진=박진희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은 군인과 경찰, 소방관의 헌신에 대한 감사와 존중의 의미로 입장료 무료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호암미술관은 한국 정원문화의 진수를 재현한 전통정원 '희원'과 미술관 앞 호수 주변의 '가실벚꽃길'로 유명한 수도권 나들이 코스다. 희원 연못의 관음정 (觀音亭)에는 장 미셸 오토니엘의 유리 구슬 작품 '황금 연꽃'도 전시돼 있다. 미술관 진입로 부근에도 루이스 부르주아의 '마망' 등이 있어 실내외에서 다양한 미술작품을 즐길 수 있다.
전시기간 중 화~금, 매일 2회 홈페이지 사전예약을 통해 서울 한남동 리움~경기 용인 호암 미술관 사이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된다. 주말엔 주차장 부족을 겪을 정도로 방문객이 많은 호암미술관은 최근 500여대 규모(버스 10대)의 주차장을 새로 만들어 전보다 편하게 주차가 가능하도록 했다.
호암미술관 '프로젝트룸'은 1946년부터 3대를 이어 온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과의 협업으로 전시 기간 중 카페 공간으로 변신해 전시와 연계한 테마 메뉴를 판매한다.
호암미술관 경내에 있는 경주의 불국사 다보탑을 재현한 탑. 다보탑은 비례와 균형이 잘 잡혀있고 탑신과 옥개도 모양이 자유로워서 우리 선조들의 절묘한 기술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사진=호암미술관
'희원' 바깥 마당과 매림(梅林)을 연결시키는 전통정원의 시작점인 보화문. 덕수궁의 유현문을 본 떠 한국 전통 문양의 전돌을 쌓아 올렸다. 모든 것을 거둬 모아 보존한다는 의미의 '보?'에 꽃과 인간의 예술을 뜻하는 '화華'를 더한 이름이다./사진=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 전경./사진= 호암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