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 젠더 불교미술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선보여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2024.03.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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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호암미술관은 젠더 관점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에서 약 90여 건의 불교미술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염원과 고뇌, 공헌에 주목하고, 동시대적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사진은 머리카락을 두건으로 가린 중국, 명 혹은 청, 17~18세기의 '백자 관음보살 입상'. 2024.03.25. pak7130@newsis.com /사진=박진희[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호암미술관은 젠더 관점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에서 약 90여 건의 불교미술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염원과 고뇌, 공헌에 주목하고, 동시대적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사진은 머리카락을 두건으로 가린 중국, 명 혹은 청, 17~18세기의 '백자 관음보살 입상'. 2024.03.25. [email protected] /사진=박진희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호암미술관이 내일(27)일부터 6월 16일까지 동아시아 불교미술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Unsullied, Like a Lotus in Mud)'을 선보인다.

리노베이션를 거쳐 지난해 재개관한 호암미술관의 첫 고미술 기획전으로 한국·중국·일본 3국의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들의 번뇌와 염원, 공헌을 본격적으로 조망한게 눈에 띈다.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은 석가모니부처의 말씀을 모아 놓은 최초의 불교 경전 '숫타니파타'에서 인용한 문구다. 불교를 신앙하고 불교미술을 후원하고 제작했던 '여성'들을 진흙에서 피되 진흙에 물들지 않는 청정한 '연꽃'에 비유했다는게 미술관측 설명이다.

부처의 가르침이 동아시아로 전해진 이래 불교미술에서 엿볼 수 있는 여성의 역할과 존재성을 살펴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전세계 27개 컬렉션에서 모은 불화와 불상, 사경과 나전경함, 자수, 도자기 등 다양한 장르의 불교미술 작품 92건(한국미술 48건, 중국미술 19건, 일본미술 25건)이 호암미술관에 처음 모였다.
[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호암미술관은 젠더 관점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전시는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염원과 고뇌, 공헌에 주목하고, 동시대적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석가모니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이 권위있는 모습으로 표현된 '석가탄생도'(오른쪽)와 석가모니의 부인인 구이(俱夷)가 등장하는 '석가출가도'. 2024.03.25. pak7130@newsis.com /사진=박진희[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호암미술관은 젠더 관점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전시는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염원과 고뇌, 공헌에 주목하고, 동시대적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석가모니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이 권위있는 모습으로 표현된 '석가탄생도'(오른쪽)와 석가모니의 부인인 구이(俱夷)가 등장하는 '석가출가도'. 2024.03.25. [email protected] /사진=박진희
한국에서는 리움미술관을 비롯해 '이건희 회장 기증품' 9건을 포함한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중앙박물관 등 9개의 소장처에서 국보 1건, 보물 10건, 시지정문화재 1건 등 40건을 내놨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보스턴미술관 등 미국의 4개 기관, 영국박물관 등 유럽의 3개 기관, 도쿄국립박물관 등 일본의 11개 소장처에서 대여한 일본 중요문화재 1건, 중요미술품 1건, 현지정문화재 1건 등 52건은 해외에서 들여온 것이다.



전시 작품 중 '금동 관음보살 입상',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1-7', '아미타여래삼존도', '수월관음보살도' 등 9건은 국내에서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해외에 흩어져 있던 조선 15세기 불전도 세트의 일부인 '석가탄생도'(일본 혼가쿠지)와 '석가출가도'(독일 쾰른동아시아미술관)도 세계 최초로 한 자리에서 전시된다. '석가여래삼존도'(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47건 작품도 국내에서는 처음 나온 것이다.

이번 전시를 담당한 이승혜 큐레이터는 "시대와 지역, 장르의 구분을 벗어나 여성의 염원과 공헌이란 관점에서 불교미술을 조명하는 새로운 접근을 통해 전통미술 속에서 동시대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석가출가도'에서 석가모니의 부인인 구이(俱夷, 오른쪽)가 엎드려 슬퍼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2024.03.25. pak7130@newsis.com /사진=박진희[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석가출가도'에서 석가모니의 부인인 구이(俱夷, 오른쪽)가 엎드려 슬퍼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2024.03.25. [email protected] /사진=박진희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은 전시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내·외 불화 연구자가 참여하는 국제 학술 포럼 '불화 속 여성, 불화 너머 여성'을 다음달 18일 리움미술관 강당에서 개최한다. 고려와 조선시대 불교조각과 불교사 전문가가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는 강연 시리즈를 5월9일, 5월23일, 6월6일 3회에 걸쳐 호암미술관 워크숍룸에서 진행한다.


큐레이터 토크는 이 큐레이터가 맡아 이번달 28일과 다음달 4일 리움미술관 강당과 호암미술관 워크숍룸에서 각각 연다. 작품에 숨겨진 스토리를 나눠 보는 몰입감상 프로그램도 '간절히 바라옵건대, 여성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가, 여성의 모습을 한 관음들'을 주제로 총 11회 진행된다.

[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호암미술관은 젠더 관점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에서 약 90여 건의 불교미술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염원과 고뇌, 공헌에 주목하고, 동시대적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2024.03.25. pak7130@newsis.com /사진=박진희[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호암미술관은 젠더 관점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에서 약 90여 건의 불교미술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염원과 고뇌, 공헌에 주목하고, 동시대적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2024.03.25. [email protected] /사진=박진희
[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석가모니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이 권위있는 모습으로 표현된 '석가탄생도'. 2024.03.25. pak7130@newsis.com /사진=박진희[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석가모니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이 권위있는 모습으로 표현된 '석가탄생도'. 2024.03.25. [email protected] /사진=박진희
어린이 프로그램으로는 어린이 전문강사와 협업 으로 고려불화의 문양을 통해 고려불화의 아름다움과 특징을 이해해 보는 시간을 5월과 6월, 총 5회 마련된다. 전시 기간 중 무료 오디오 가이드 '큐피커'가 운영되고 매일 오후 2시, 4시엔 전시 설명 도슨트가 50여분간 진행된다.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은 군인과 경찰, 소방관의 헌신에 대한 감사와 존중의 의미로 입장료 무료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호암미술관은 한국 정원문화의 진수를 재현한 전통정원 '희원'과 미술관 앞 호수 주변의 '가실벚꽃길'로 유명한 수도권 나들이 코스다. 희원 연못의 관음정 (觀音亭)에는 장 미셸 오토니엘의 유리 구슬 작품 '황금 연꽃'도 전시돼 있다. 미술관 진입로 부근에도 루이스 부르주아의 '마망' 등이 있어 실내외에서 다양한 미술작품을 즐길 수 있다.

전시기간 중 화~금, 매일 2회 홈페이지 사전예약을 통해 서울 한남동 리움~경기 용인 호암 미술관 사이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된다. 주말엔 주차장 부족을 겪을 정도로 방문객이 많은 호암미술관은 최근 500여대 규모(버스 10대)의 주차장을 새로 만들어 전보다 편하게 주차가 가능하도록 했다.

호암미술관 '프로젝트룸'은 1946년부터 3대를 이어 온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과의 협업으로 전시 기간 중 카페 공간으로 변신해 전시와 연계한 테마 메뉴를 판매한다.

호암미술관 경내에 있는 경주의 불국사 다보탑을 재현한 탑. 다보탑은 비례와 균형이 잘 잡혀있고 탑신과 옥개도 모양이 자유로워서 우리 선조들의 절묘한 기술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사진=호암미술관호암미술관 경내에 있는 경주의 불국사 다보탑을 재현한 탑. 다보탑은 비례와 균형이 잘 잡혀있고 탑신과 옥개도 모양이 자유로워서 우리 선조들의 절묘한 기술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다./사진=호암미술관
'희원' 바깥 마당과 매림(梅林)을 연결시키는 전통정원의 시작점인 보화문. 덕수궁의 유현문을 본 떠 한국 전통 문양의 전돌을 쌓아 올렸다. 모든 것을 거둬 모아 보존한다는 의미의 '보?'에 꽃과 인간의 예술을 뜻하는 '화華'를 더한 이름이다./사진=호암미술관'희원' 바깥 마당과 매림(梅林)을 연결시키는 전통정원의 시작점인 보화문. 덕수궁의 유현문을 본 떠 한국 전통 문양의 전돌을 쌓아 올렸다. 모든 것을 거둬 모아 보존한다는 의미의 '보?'에 꽃과 인간의 예술을 뜻하는 '화華'를 더한 이름이다./사진=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 전경./사진= 호암미술관호암미술관 전경./사진= 호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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