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과 19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의 뇌 MRI 촬영본을 비교한 결과 '2세대'에 속하는 1970년대 태생 참가자의 뇌 부피와 표면적이 40년 전에 비해 더 컸다. 이는 인간의 학습력, 기억력 증진과 관련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 데이비스보건캠퍼스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JAMA(미국의사협회) 신경학'에 2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연구팀은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FHS) 참가자들의 뇌 MRI(자기공명영상) 촬영본을 분석했다. FHS는 심혈관 및 기타 질병 패턴을 분석하는 연구로 미국 매사추세츠주 프레이밍햄에서 시작됐다. 첫 수집 당시 30~60세 사이 남녀 5209명의 데이터가 모였다. FHS는 75년에 걸쳐 여전히 진행 중인데, 그 결과 3세대에 걸친 뇌 MRI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뇌의 여러 구조에서 크기나 부피나 일관되게 커지는 양상이 관찰됐다. 뇌 부피(두개골 내 용적)는 10년마다 꾸준히 커졌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커진 것이다. 1930년에 태어난 참가자의 평균 뇌 부피는 1234밀리리터(mL)였지만 1970년대에 태어난 참가자의 뇌 부피는 1321mL로 약 6.6% 커졌다.
뇌 표면적을 재는 척도인 대뇌피질 표면적은 훨씬 더 넓어졌다. 대뇌피질 표면적도 10년마다 꾸준히 증가했는데, 1970년대에 태어난 참가자들의 평균 대뇌피질 표면적은 2104제곱센티미터(㎝²)에 이르렀지만 1930년대 태생 참가자들의 평균 표면적은 2056㎝²였다. 40년간 뇌 면적이 거의 15% 넓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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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930년대 태생 참가자와 1970년대 태생 참가자의 뇌 구조를 비교하자 백질, 회백질, 해마 등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뇌 영역의 크기도 함께 커졌다. 특히 백질과 회백질은 뇌로 들어온 정보를 전달하는 부분으로 기억력 등과 관계가 깊다.
연구팀은 "뇌 구조가 커지면서 뇌 건강도 향상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10년마다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20% 감소했는데, 이같은 결과가 뇌 용량 증가와 관련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찰스 드칼리 UC 데이비스 신경학과 석좌 교수는 "10년은, 뇌 크기는 물론 잠재적으로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간"이라며 "뇌 크기가 커질수록 뇌 건강도 향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험 참가자의 뇌 부피(단위 mL)는 10년마다 세대를 거쳐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사진=UC 데이비스 신경학과 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