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마다 점점 커진 '인간의 뇌'…"이 병 위험 낮아졌다"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03.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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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UC 데이비스

193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과 19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의 뇌 MRI 촬영본을 비교한 결과 '2세대'에 속하는 1970년대 태생 참가자의 뇌 부피와 표면적이 40년 전에 비해 더 컸다. 이는 인간의 학습력, 기억력 증진과 관련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193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과 19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의 뇌 MRI 촬영본을 비교한 결과 '2세대'에 속하는 1970년대 태생 참가자의 뇌 부피와 표면적이 40년 전에 비해 더 컸다. 이는 인간의 학습력, 기억력 증진과 관련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의 뇌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연구진이 75년에 걸친 장기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또 뇌 크기가 커지면서 뇌 용량도 늘어나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 데이비스보건캠퍼스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JAMA(미국의사협회) 신경학'에 2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1970년대에 태어난 연구 참가자들의 두뇌 표면적은 그로부터 40년 전인 193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보다 15% 더 크다. 두뇌 부피는 6.6%는 늘었다.

연구팀은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FHS) 참가자들의 뇌 MRI(자기공명영상) 촬영본을 분석했다. FHS는 심혈관 및 기타 질병 패턴을 분석하는 연구로 미국 매사추세츠주 프레이밍햄에서 시작됐다. 첫 수집 당시 30~60세 사이 남녀 5209명의 데이터가 모였다. FHS는 75년에 걸쳐 여전히 진행 중인데, 그 결과 3세대에 걸친 뇌 MRI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다.



UC 데이비스 연구팀은 이 중에서도 특히 193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과 19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의 뇌 MRI 촬영본을 비교했다. MRI를 촬영할 당시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약 57세로 여성 참가자는 전체의 53%, 남성 참가자는 47%였다.

그 결과 뇌의 여러 구조에서 크기나 부피나 일관되게 커지는 양상이 관찰됐다. 뇌 부피(두개골 내 용적)는 10년마다 꾸준히 커졌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커진 것이다. 1930년에 태어난 참가자의 평균 뇌 부피는 1234밀리리터(mL)였지만 1970년대에 태어난 참가자의 뇌 부피는 1321mL로 약 6.6% 커졌다.

뇌 표면적을 재는 척도인 대뇌피질 표면적은 훨씬 더 넓어졌다. 대뇌피질 표면적도 10년마다 꾸준히 증가했는데, 1970년대에 태어난 참가자들의 평균 대뇌피질 표면적은 2104제곱센티미터(㎝²)에 이르렀지만 1930년대 태생 참가자들의 평균 표면적은 2056㎝²였다. 40년간 뇌 면적이 거의 15% 넓어진 셈이다.


또 1930년대 태생 참가자와 1970년대 태생 참가자의 뇌 구조를 비교하자 백질, 회백질, 해마 등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뇌 영역의 크기도 함께 커졌다. 특히 백질과 회백질은 뇌로 들어온 정보를 전달하는 부분으로 기억력 등과 관계가 깊다.

연구팀은 "뇌 구조가 커지면서 뇌 건강도 향상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10년마다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20% 감소했는데, 이같은 결과가 뇌 용량 증가와 관련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찰스 드칼리 UC 데이비스 신경학과 석좌 교수는 "10년은, 뇌 크기는 물론 잠재적으로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간"이라며 "뇌 크기가 커질수록 뇌 건강도 향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험 참가자의 뇌 부피(단위 mL)는 10년마다 세대를 거쳐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사진=UC 데이비스 신경학과 연구팀실험 참가자의 뇌 부피(단위 mL)는 10년마다 세대를 거쳐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사진=UC 데이비스 신경학과 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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