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금리 인하 스타트 끊었다…1.75%→1.5% 깜짝 결정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3.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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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바라본 알프스 산맥/AFPBBNews=뉴스12021년 9월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바라본 알프스 산맥/AFPBBNews=뉴스1


스위스가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깜짝 단행했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이 첫 금리 인하 시기를 두고 고민에 빠진 가운데 스위스의 이번 결정은 통화 완화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움직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스위스 중앙은행은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2015년 이후 9년 만의 첫 금리 인하다.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시장 전망과 다른 결정에 스위스프랑은 급락세를 보였다. 간밤 스위스프랑·달러 환율은 0.8994스위스프랑까지 뛰면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썼고, 스위스프랑·유로 환율은 0.9788유로를 찍으며 7개월래 최고를 기록했다.

은행은 "지난 수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2%를 밑돌아 물가가 안정됐다고 판단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수년 동안 이 범위 안에서 머무를 공산이 크다"며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1.4%로 예상하고, 내년엔 1.2%까지 더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매바 쿠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스위스 중앙은행의 다음 정례회의가 6월로 예정된 가운데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이 첫 금리 인하를 저울질하고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통화 가치 상승 위험을 줄이려는 게 이번 깜짝 결정의 주된 이유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스위스가 두 차례 더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본다. 컨설팅회사 캐피탈이코노믹스는 투자 노트에서 "은행이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 면모를 강조했고 인플레이션도 은행 목표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9월과 12월을 추가 금리 인하 시기로 제시했다. 이어 2026년까지 1% 기준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스위스가 금리 인하로 가는 문을 열어젖힌 가운데 후발주자가 누가 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UBS글로벌자산관리의 솔리타 마르셀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스위스 중앙은행의 정책 전환이 글로벌 금리 인하 국면의 신호탄이 될지 시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 중엔 미국, 영국, 유로존, 캐나다 등이 일제히 연내 금리 인하를 예고한 상태다. 다만 아직 물가의 지속적인 안정을 확신하지 못해 첫 금리 인하 시기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시장은 이들 모두 6월에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시대가 본격 도래하더라도 느리고 점진적인 사이클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경제가 점점 더 분열되고 재정 정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이 2010년대보다 훨씬 높게 유지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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