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바꾸면 50만원 더 준다더니"…전환지원금 첫날 모두 침묵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2024.03.14 15:45
글자크기

전환지원금 적용 첫 날, 지급 사례 없어…판매점 "안내도 못 받았다"
전산 개발부터 지원금 시스템 적용까지 시일 걸릴 듯

강변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집단상가 /사진=박효주강변 테크노마트 휴대전화 집단상가 /사진=박효주


통신사를 옮기면 최대 5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전환지원금' 제도가 14일부터 시행됐지만 당장 혜택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57,500원 ▼900 -1.54%)·KT (41,800원 ▲100 +0.24%)·LG유플러스 (9,870원 ▼70 -0.70%)) 내에서 전환지원금 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할지 아직 논의를 끝내지 못한데다 전산 개발에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통신업계는 이달 말에서야 전환지원금이 지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동통신사업자 변경 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고시) 제정을 의결했다. 지난달 29일부터 관련 행정예고가 됐고, 이날 관보에 고시가 게재되면서 효력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날 정오를 넘어서 오후까지도 이통3사 중 전환지원금 지급을 시작한 곳은 없었다. 홈페이지에 관련 공지도 없었다. 대리점이나 판매점 등 현장에 제도 관련 안내도 없었다. 강변의 한 휴대폰 판매점 대표도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행정예고가 시작됐을 때부터 통신업계는 곤란해했다. 행정예고 2주만에 고시를 제정하고 바로 다음날부터 시행하라는데, 전산 개발과 지원금 지급을 위한 전략 수립 등 준비를 위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지난 2월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에 맞춰 공시지원금도 급박하게 상향조정했는데, 추가로 전환지원금까지 지급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민단체에서도 기기변경·신규고객 차별이라며 전환지원금을 비판했다. 알뜰폰업계도 생존이 어려워진다며 반발했다. 이같은 목소리에도 방통위는 행정예고 내용 변경 없이 일정대로 고시를 제정했다.



전산 개발 등 문제로 전환지원금 제도를 당장 시행하기 어렵다는 이통사들 의견에 대해 조주연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최대한 통신사업자와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당연히 (통신사들이)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신승한 방통위 시장조사심의관(국장)도 "당장 14일부터 (이통3사 중 한 곳에서라도) 전환지원금이 올라올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통위의 자신감과는 달리 이통3사에서는 전환지원금을 "준비" 중이거나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공시지원금과 같이 전환지원금도 50만원이라는 한도만 지키면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논의가 더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KT 관계자는 "정부의 관련 고시 등 시행에 따라 제반 조치를 사전 검토해 준비 중이다"며 "세부적인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준비가 완료되는 시점에 단계별로 시행할 예정이나, 정확한 시행 시점 및 세부 운영 방식은 추후 안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달 말 안팎으로 전환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2일 김홍일 방통위 위원장이 이통3사 대표를 만나 통신비 인하 논의를 할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방통위가 전환지원금 관련 구체적인 전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간담회를 전후로 해서 전환지원금 지급이 시작되지 않겠냐"라고 전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