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천원의 아침밥 학식 메뉴. 매주 월·수·금요일에는 양식(뷔페식)을, 화·목요일에는 백반을 제공한다./사진=김지은 기자
14일 오전 8시30분쯤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신공학관 1층 식당 앞. '아침 학식 품절' 안내판이 붙자 뒤늦게 이곳을 찾은 학생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기저기서 "헐 벌써 매진됐어" "말도 안돼" 등의 목소리가 들렸다.
동국대에서는 이날 오전 8시20분부터 9시30분까지 학생들에게 아침 학식 메뉴를 1000원에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식권 150개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높은 인기 탓에 20분 만에 매진됐다.
14일 오전 8시30분쯤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신공학관 1층 식당 앞에 '금일 천원의 학식 품절 되었습니다'라는 안내판이 붙었다. /사진=김지은 기자
동국대는 정부의 지원으로 지난해 단가 4000원이던 아침밥을 올해부터 5000원으로 인상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00원, 서울시와 학교, 학생이 1000원씩 부담한다. 매주 월·수·금요일에는 양식(뷔페식)을, 화·목요일에는 백반을 제공하고 있다.
이날 아침 메뉴는 미트볼, 백반, 계란찜, 나물, 깍두기, 수제비 등이었다. 평소에는 사과푸딩에 짜사이채무침, 명엽채볶음, 버터옥수수구이 등이 나온다. 학생들은 식권 발매기 앞에서 1000원을 결제하고 '동국패스' 앱으로 재학생 인증을 한 뒤 식권을 제출해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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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15분 전부터 50명 오픈런…"가성비 맛집"
14일 오전 7시55분쯤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식당에 50여명의 학생들이 오픈런 줄을 선 모습./ 사진=김지은 기자
공과대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씨는 20번째로 식당에 도착해 줄을 섰다. 그는 "수업이 10시 30분부터인데 일부러 아침 먹으러 학교에 일찍 왔다"며 "집에서 먹으면 음식도 차려야 하고 설거지도 해야 하는데 1000원만 내면 편하게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한다는 법학과 3학년 한승익씨는 "일주일 내내 천원의 아침밥을 먹고 있다"며 "밖에서 먹으면 기본 7000원인데 푸짐한 음식을 단 돈 1000원에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3.1% 상승했다.
박사 과정을 밟는 스님 역시 이곳을 찾았다. 그는 "현수막을 보고 아침 일찍 이곳을 찾아왔다"며 "일주일에 한 번 아침 10시부터 밤 9시까지 수업을 듣는데 아침밥을 먹고 가면 든든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대학 측도 20분 만에 완판됐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동국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아침 일찍 나와 줄을 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앞으로도 균형잡힌 식사 제공을 위해 학생 만족도 조사, 식당 조리 위생 점검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학생들은 식권 발매기를 통해 1000원 학식 쿠폰을 구매한다. 시작 20분 만에 150개 식권이 완판되기도 했다. /사진=김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