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흑자 낸 이수앱지스, 희귀의약품으로 추가 성장 날개 달까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03.1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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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A·러시아 수출 확대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및 창사 첫 흑자 달성
올해 고셔병·파브리병 치료제 진출국 확대에 추가 성장 전망 청신호

첫 흑자 낸 이수앱지스, 희귀의약품으로 추가 성장 날개 달까


지난해 창사 이래 첫 흑자를 기록한 이수앱지스 (6,720원 ▼470 -6.54%)가 올해 추가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매출 외형 성장이 쉽지 않은 희귀의약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도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개선의 원동력이 된 수출이 올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또 한번의 실적 경신에 도전한다는 목표다.

11일 이수앱지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중동과 북아프리카(MENA), 러시아 수출 확대에 최대 실적을 이끈 희귀의약품 해외 성과가 올해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앱지스는 유전성 희귀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한 신약 개발사다. 대다수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들처럼 지속된 연구개발비 투입 등에 최근 수년간 적자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매출액 543억원·영업이익 39억원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첫 흑자 달성이다. 전년 영업손실 160억원 대비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다.

회사 실적 반등은 희귀질환인 고셔병 치료제 '애브서틴'과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이 견인했다. 지난해 애브서틴은 349억원, 파바갈은 125억원을 국내외에서 거둬들이며, 회사 전체 매출의 87.3%를 담당했다. 특히 각각 전년 대비 50%, 31%의 매출 성장에 성공하며 외형 확대와 수익선 개선을 모두 이끌었다. 애브서틴은 알제리와 이란 등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파바갈은 러시아 수출이 개시되면서 나란히 신규 매출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두 품목의 실적 기여도는 올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애브서틴은 올해 MENA 지역 진출국 추가를 통해 매출 확대에 나선다.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리비아 등이 후보로 거론 중인 가운데 연내 최소 1개국 이상이 수출국가에 추가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현지 허가를 신청한 이라크가 가장 유력한 국가로 꼽힌다.

지난해 8월 러시아 승인을 받은 파바갈 역시 올해 온전한 수출 반영으로 인한 기여도 증가가 전망된다. 현지 파브리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3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현재 이수앱지스는 러시아 페트로박스에 대한 원액 및 완제 기술 이전을 통한 파바갈 현지화를 목표 중이다. 기술이전 완료 시점인 2025년 전까지는 이수앱지스가 완제품을 러시아로 직수출한다. 올해 협의된 물량은 지난해 초도 물량의 약 2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외형 확대는 매출원가율을 낮춰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회사는 이미 지난해 매출 증대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고정비 비중을 감소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에 2022년 평균 73.3%였던 원가율을 지난해 23년 35.7%까지 낮춘 상태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매출 증가 뿐만 아니라 3, 4년 전부터 생산에 사용되는 구형장비에 대한 기기변경이 지난해 완료된 점도 원가율 개선에 일조했다"며 "예년 원가율에 악영향을 미쳤던 공정검증을 위한 테스트 제고 등의 요인 역시 더이상 발생하지 않는 만큼, 올해 추가적인 원가율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이를 기반으로 이수앱지스가 올해 매출액 706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 중이다. 여기에 초기 연구를 마친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 성과가 도출 될 경우 실적 기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현재 지향점은 희귀의약품 상용화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난치 및 항암 분야로의 영역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를 대표하는 파이프라인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ISU-203'과 면역항암제 'ISU-104'다. 전임상을 완료한 ISU-203은 현재 시장 주류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아닌 뇌신경 손상을 직접 일으키는 염증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상태다.

지난해 임상 1상을 통해 구강암 환자 1명의 완전관해와 2명의 후두암 환자의 부분관해를 확인한 'ISU-104' 역시 기술수출을 타진 중인 품목이다. 회사는 지난해 바이오유럽과 뉴로사이언스 등 주요 국제학회를 돌며 두 파이프라인의 경쟁력 알리기에 시동을 걸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수출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하면서 지난해부터 흑자로 전환됐고, 올해는 흑자경영이 정착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여기에 만약 전임상이 완료된 ISU-203의 기술수출이 성사된다면 흑자규모는 더 크게 증가할 수 있고, 자체 현금 창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연구개발 부문에도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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