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전월세, 장기임대주택 키우는 정부... "입지·분양전환권이 관건"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4.03.05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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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3일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4.02.23.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3일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4.02.23. [email protected] /사진=김선웅


치솟는 전월세 부담 등에 따라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한 '장기임대주택'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동 중이다. 장기임대주택 중 하나인 '공공지원 민간임대'의 경우 일부 지역은 미달사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입지가 좋거나 분양전환 우선권을 제공할 경우 흥행하고 있다.

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서울 '은평뉴타운 디에트르 더퍼스트' 추가모집에서 일반공급 41가구 모집에 533명이 몰려 13대1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별공급에서도 6가구 모집에 435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72.5대1을 나타냈다.



해당 단지는 2022년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를 냈지만 모집 인원을 찾지 못해 마케팅 차원으로 한시적으로 분양전환 우선권을 제공했다. 지방의 다른 공공지원 민간 임대에 비해 이번 청약성적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로 분양전환 우선권이 꼽힌다.

또 다른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인 '힐스테이트 동탄포레'도 잔여 가구 추가 임차인을 모집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동탄포레 역시 계약조건을 충족하는 임차인에게 분양전환권 제공을 약속하고 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주택도시기금 출자 지원이나 용적률 규제 완화 등 공공의 지원을 받아 민간이 8년 이상 임대로 공급하는 주택을 말한다. 공공의 지원을 받는 대신 초기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85~95%로 책정된다. 임대료 상승률도 5% 이내로 제한된다.

임대료가 낮다는 장점에 입지가 좋은 곳은 단기간 완판된다. 지난해 입주자 모집에 나선 인천 '검단 한신더휴 어반파크', 국내 최대규모 공공지원민간임대단지인 '고척 아이파크' 등은 입지가 좋다는 이점 등에 힘입어 단기간에 완판됐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9일 서울 강남구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전월세 시세가 붙어있다.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9일 서울 강남구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전월세 시세가 붙어있다.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최근 치솟는 전월세 부담에 정부의 공공지원 민간임대 지원 활성화 정책까지 맞물려 향후 공공지원 민간임대 매력도가 높아질지 주목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후 "불안정한 전세에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장기임대주택에 살 수 있도록 주거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달 말부터 정부가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 활성화를 위해 민간임대리츠 담보대출, 리츠 차입가능 금융기관 확대 등 제도를 개선했다. 이외에도 정부가 공급 측면에서 양질의 기업형 장기임대를 활성화하기 위해 규제 최소화, 세제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임대주택 자체에 대한 거부감, 분양전환 불확실성, 좋지 않은 입지 등등 한계가 있어 공공지원 민간임대를 키우기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1월 29일 진행된 성산 삼정그린코아 웰레스트 잔여세대 특별공급에서는 신혼부부 및 고령자에게 배정된 가구에서 또 미달이 발생했다.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이 단지는 지난해 2월부터 입주자 모집이 시작된 후 계속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외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대구 '하나스테이 포정', 지난달 입주한 경기 '엘리프 이천 하이시티' 역시 대거 임차인 미달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결국 입지의 문제다. 좋은 땅에 임대주택을 건설하면 수요자한테도 나쁘지 않은 방법인 것"이라며 "하지만 입지좋은 곳 찾기 쉽지 않고 대체적으로 분양전환이 되지 않다보니 내집 마련에 대한 니즈가 강한 상황에서는 수요도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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