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트롤링'(고의로 게임을 못하는 행위)을 대놓고 하는 광고의 의도는 뻔하다. "내가 하면 저것보단 잘하겠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켜 게임 앱을 다운로드 받게 만들려는 것이다. 이른바 게임 '고인물'들은 "누가 그런 게임을 다운로드 받겠느냐"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광고에 넘어간다. 광고에는 다수의 소과금 유저들을 공략하려는 중국산 양산형 게임들의 전략이 깔려 있다.
'발암 광고'의 전형, 라스트 워: 서바이벌. /사진=구글애드 캡처
대표적인 게 '라스트워: 서바이벌', '탕탕특공대', '기적의 검'과 같은 게임들이다. 이러한 게임들은 구글 광고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국 게임사들이 최근 기피하는 '연예인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유명 개그맨이나 탤런트, 트로트 가수, 인기 있는 스트리머들까지 중국산 게임을 홍보하면서 대중들에게 친근감을 불러일으킨다.
정작 게임 해보니 "광고랑 다르네?"
AFK아레나 광고 영상(왼쪽)과 실제 플레이 영상(오른쪽). 같은 게임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사진=i3Stars 유튜브 캡처
이는 수년 전부터 반복된 문제제기였다. 중국산 양산형 게임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게 릴리스게임즈의 AFK아레나, 4399코리아의 기적의 검 등이다. 4399코리아는 과거 '저질 성희롱성 광고'로 유명했던 게임 '왕이 되는 자'를 서비스했던 업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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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광고에 대한 게이머들의 불만과 분노는 고스란히 광고 모델을 맡았던 연예인에게로 돌아간다. 기적의 검을 광고했던 소지섭과 안젤리나 다닐로바는 이미지 훼손을 막지 못했다. 같은 게임 광고모델로 나섰던 영탁과 강호동 역시 악플에 시달렸다. AFK아레나 광고 모델이던 국민 여동생 김유정에 더해 광고 영상을 찍은 유튜버 보겸, 마루에몽, 윾짱도 비난을 받았다.
이런 식으로 광고하는 이유? "돈 되니까"
기적의 검 모델로 나선 강호동. /사진=유튜브 광고 캡처
중국산 양산형 게임들이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붓는 것은 이러한 '박리다매' 전략으로 실제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많은 유저들을 확보해 조금씩이라도 돈을 쓰게 하는 식이다. 대형 MMORPG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국내 게임사들이 매달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쓰는 핵과금, 이른바 '고래 유저'들을 타겟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 것과 상반된다.
분통 터지는 현실, 배울 점이 있다면…
라스트워 못지 않게 광고 융단폭격을 일삼는 탕탕특공대. /사진=하비
다만 중국산 양산형 게임들로부터 배울 점도 있다. '고래'만을 노리지 않더라도 충분히 매출을 일으키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소수의 핵과금 유저에게 집중해 하루가 멀다하고 신규 확률형 패키지를 만들어 팔 생각만 하는 일부 국내 게임사들도 못하는 '대중 공략'을 중국산 저질 게임들이 해내고 있다. 저질, 허위광고로 점철된 중국산 게임들이 퀄리티를 높이면서 자연스레 광고와 플레이 속 간극이 줄어든다면, 그때는 국내 게임업체들에게 진정으로 심각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