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파라곤호 전경. /사진=SK해운 제공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의 최대주주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SK해운의 부채를 포함한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일부 매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각 가격은 6조원에 달하는 SK해운의 부채를 포함해 총 100억달러(약 13조원) 수준으로 현재 금융자문사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10월 SK그룹으로부터 SK해운 지분 79%를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2022년 말 기준 한앤컴퍼니는 SK해운 지분 71.43%, SK그룹 지주사인 SK가 지분 16.35%로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1982년 설립된 SK해운은 원유, 액화천연가스(LNG)와 화물 등을 해상 운송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선대 투자로 늘어난 부채는 불안 요소다. 순차입금은 2019년 말 3조7674억원에서 지난해 6월 말 가결산 연결기준 5조5628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704.3%에서 485.0%로 개선됐지만, 여전히 과중한 편이다. 차입금의존도는 77.6%로 사모펀드 인수 이후로도 7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차입금 의존도는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으로, 흔히 시장에서는 30% 이상인 경우 재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0월 평가리포트를 통해 "카타르 에너지 LNGC 5척 등 총 12척의 발주잔고 등을 감안한 향후 3개년 투자부담은 3조원 내외로, 높은 수준의 투자 부담으로 인한 차입금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속될 장기계약 수주 계획 등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재무부담은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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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이 불황에 접어든 점도 매각에 불리한 재료다. 해운업계에서는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선 공급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규 컨테이너선 공급이 쏟아지는 데 비해 수요가 이를 따라가 주지 못하면서 올 초 홍해 사태로 급등하던 해상운임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인수합병 시장 '최대어'였던 HMM 매각 작업이 무산된 가운데 중형급 해운사 매물도 즐비해 매각이 흥행하기 어려울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현재 SK해운 외에도 현대LNG해운, 에이치라인해운, 폴라리스쉬핑 등 중형급 해운사들이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HMM 인수전 이슈로 중형 해운사의 매각 작업도 후보군을 살피며 미뤄지고 있었는데 국내 최대 선사인 HMM도 결국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며 "불황이 긴 특성을 가진 해운업이 불황 초입을 지나는 현 상황에서 매물로 나온 해운업체들도 늘어났기 때문에 매각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