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밸류업 프로그램, 긴 호흡의 시발점…일본과 큰 차별점"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2.26 13:45
글자크기

[밸류업 정책공개]⑪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개최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개최한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제공=금융위원회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이 "한국 기업의 밸류업 지원방안은 절대로 단기 주가 부양이 목표가 아니며 긴 호흡에서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시발점"이라며 "한국 밸류업 지원방안은 기업의 자율 공시를 유도하는 등 공통점도 있지만 일본과는 큰 차별점이 있다"이라고 밝혔다.

이효섭 실장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서 '기업가치 제고 관련 해외사례 및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실장은 "2011년 이후 미국, 일본, 인도 증시 등은 약 250~300% 정도 올랐으나 한국 코스피 상승률은 10여년간 21.7%에 불과했다"라며 "한국 증시 저평가 원인으로는 상장 기업 수익성이 낮고 주주 환원이 부족하며 그 외 기업 지배구조가 다소 미흡한 점 등을 꼽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실장은 일본 증시의 밸류업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과거 일본도 주요국 대비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순이익비율)이 낮았다"라며 "일본 정부는 경제의 중장기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 기업 수익성을 높이고 가계소득 증대를 도모하고자 10년에 걸쳐 기업 가치 제고 노력을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흥미로운 것은 동경 증권거래소의 가칭 'PBR 개혁'이 저PBR 종목의 초과 수익률을 제공하지 못한 것"이라며 "당시 PBR 1배 미만의 기업의 1년간 주가 수익률은 닛케이 대표 지수의 수익률보다 오히려 1.9% 낮았다. 단순히 저PBR 종목에 대한 투자만으로는 미래 초과 수익률을 얻기 힘들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실장은 "일본은 PBR·ROE 제고 권고에 초점을 뒀지만 독일, 대만, 홍콩, 싱가포르, 미국 등은 상장사의 거버넌스 개선을 중심으로 기업 가치 제고를 권고했다"라며 "한국 증시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받는 거래소들은 다양한 인센티브와 함께 규정 마련을 통해 상장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상장 기업의 주가 디스카운트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복합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먼저 자본 효율성 관련해서는 기업 스스로 단기 주가 부양이 아닌 중장기 성장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PBR, ROE(자기자본이익률) 지표만 고집하기보다 기업에 적합한 다양한 투자 지표, 수익 지표를 고려해 중장기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 "주주 환원 재고와 관련해서 기업 성장 단계에 적합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계획을 제시하고 새로운 지수 출시 등을 위해 통해 기관 투자자 수요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라며 "또한 중요한 부분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입다.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고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 확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한일 밸류업 지원방안의 차이에 대해 "한국은 기업 가치 제고와 관련한 다양한 공시 방법을 상세 가이드라인에 포함했고 기업에게 세제 혜택 등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시했다"라며 "연기금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거래소 전담 지원 체계를 제공하는 등에서도 일본 밸류업 지원방안과 상당한 차별점이 있다"고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