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음주는 구강암 발병률 높인다… 그런데 "왜?"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02.2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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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의과학대학원

기존엔 기능이 알려지지 않았던 TM4SF19 단백질이 구강암 세포의 생존, 증식 및 이동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사진=게티이미지뱅크기존엔 기능이 알려지지 않았던 TM4SF19 단백질이 구강암 세포의 생존, 증식 및 이동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흡연·음주가 구강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이유를 새롭게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발암 유전자를 촉진하는 새로운 단백질을 규명했다. 구강암 항암제 개발을 위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은 김준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발암 위험 인자인 흡연과 음주가 구강암의 발생과 성장에 관여하는 새로운 매커니즘을 찾았다고 2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지난 5일 게재됐다.



구강암은 입 안의 혀, 혀 밑바닥, 볼 점막, 잇몸, 입천장, 편도, 입술 등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예후가 나쁜 암종으로 알려져있다. 절제 수술 후엔 기능장애가 생길 수 있어 치료하기 힘든 질환으로 꼽힌다. 구강암의 가장 흔한 원인은 흡연과 음주다.

흡연과 음주는 체내 활성산소를 과하게 늘린다. 이를 통해 생체의 산화 균형이 무너진 상태인 '산화스트레스'가 생긴다. 연구팀은 구강암 환자에게서 특히 높은 수치로 검출되는 'TM4SF19' 단백질에 주목했다. 대부분 정상 조직에서는 낮은 수치로 발현되지만 아직 제 기능이 알려지지 않은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구강암 세포주를 활용한 생화학 실험을 통해 TM4SF19 단백질이 흡연과 음주로 인한 산화스트레스로 변형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변형 과정에서 발암 유전자인 'YAP' 유전자가 일시적으로 늘어났다.

구강암 세포에서 TM4SF19 단백질을 억제하자 YAP 유전자의 발현이 줄었다. 연구팀은 "TM4SF19 단백질이 구강암 세포의 생존, 증식 및 이동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TM4SF19 단백질이 구강암 약물 개발을 위한 새로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김준 교수는 "흡연과 음주가 암 발달을 촉진하는 새로운 분자 기전을 규명했을 뿐 아니라 구강암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약물 표적인 단백질을 발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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