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부회장 프로필./그래픽= 김다나 디자이너 기자
CJ그룹은 지난 16일 강 대표를 CJ제일제당 CEO(최고경영자)로 내정하는 2024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강 대표는 CJ제일제당 대표 내정과 함께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공채 출신으론 처음 부회장에 오른 사례다. 현재까지 CJ그룹 내 역대 부회장은 오너가(家)를 제외하면 3명 뿐이다. 강 대표는 1988년 삼성그룹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통해 입사했으며, CJ제일제당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은 비비고 등을 성공시킨 대표적인 '식품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업계에선 강 대표의 복귀에 대해 본업인 식품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성과를 내는 데 까지 시간이 걸리는 바이오 사업이 '숨고르기'를 하는 동안 다시 본업에 집중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21년 'C(문화).P(플랫폼).W(건강).S(지속가능성)'를 4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바이오 사업을 추진해 왔었다.
지난 10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소재 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모습/사진제공=CJ
글로벌 식품 업체와의 M&A(인수·합병) 가능성도 나온다. 강 대표는 2018년 미국 냉동식품회사 슈완스컴퍼니를 1조5000억원 가량에 인수하는 데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슈완스컴퍼니는 당시 무리한 M&A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피자·만두 등 K-푸드가 관심을 받으면서 최근에는 CJ제일제당 매출 상승을 이끈 '효자'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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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강 대표가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경영리더)의 '경영 과외 선생' 역할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선호 실장은 바이오사업부문 관리팀장 겸 과장을 거쳐 현재 자리를 맡고 있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에게 중책이 맡겨졌지만,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고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으로 시장 상황이 녹록하진 않은 상황"이라며 "실적 개선과 브랜드 구축 등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한편 CJ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실적 중심의 원칙을 토대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CJ 관계자는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기본 원칙 아래 성과 중심으로 이뤄진 인사"라며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고려해 2020년(19명) 이후 최소폭의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