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고 '얼죽아', 추워도 '얼죽아' 고집했다간…[한 장으로 보는 건강]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4.02.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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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과 영하를 오가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이든 영하든 관계없이 얼음이 든 차가운 커피를 고집하는 사람이 적잖습니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즐기는 사람을 일컫는 '얼죽아'란 신조어도 있는데요. 과연 얼죽아 습관은 건강에 어떨까요?

우리 몸이 병원체로부터 공격당할 때 병원체를 이기기 위한 관건이 '체온'입니다. 체온이 높을수록 병원체의 증식력과 활동성을 모두 떨어뜨립니다.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우리 몸이 열을 내 체온을 높이는 건 병원체가 증식하거나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몸의 방어기전입니다.



문제는 최근 현대인의 체온이 50년 전(36.8도)보다 0.5~0.7도 떨어졌다는 겁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찬 음료에 길든 습관이 큰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체온이 1도 떨어질수록 면역력은 30% 저하됩니다. 체온이 떨어지면 혈액순환이 느려지고 신진대사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콩팥의 배설 기능이 떨어지고, 혈액이 오염돼 여러 장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체온인 사람은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져 있는데요.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이 긴장하면서 백혈구(과립구·림프구·단핵구)의 60%를 차지하는 과립구가 필요 이상으로 많아집니다. 과립구가 죽을 때 생기는 유해산소도 덩달아 많이 쌓이는데요. 이에 따라 혈액이 산화해 혈액 자체가 끈적끈적해집니다. 또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가 줄면서 면역 기능이 약해집니다.



림프구가 백혈구의 30~45%를 구성할 때 우리 몸은 36~37도를 유지합니다. 그보다 못 미칠 때 교감신경이 우위를, 그보다 많을 때 부교감신경이 우위가 됩니다.

흡연도 체온을 떨어뜨립니다. 담배 연기 속 화학물질이 혈관을 수축해 혈류를 나쁘게 하고, 체온을 떨어뜨려 면역세포의 활성을 저해합니다. 특히 '24시간 경비병'인 NK세포의 활성도가 떨어집니다. 마늘·생강·새우 섭취는 체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운동해도 체온이 올라, 열에 민감한 병원체의 성장이 억제되면서 감염을 막기도 합니다.
글=정심교 기자 [email protected], 도움말=조성훈(전 차움 통합면역줄기세포센터장) 서울예스병원 이음센터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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