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원의 벽 무너트린 현대차·기아의 잠재가치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4.02.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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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원의 벽 무너트린 현대차·기아의 잠재가치


현대차그룹주의 질주가 이어지면서 현대차 (236,000원 ▼6,000 -2.48%)기아 (111,500원 ▼4,500 -3.88%)의 시가총액 합계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합산 시총 기준으로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을 넘었고 최근 대세인 반도체 대표주 SK하이닉스에 근접했다.
정부의 증시 부양책과 주주환원 확대,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데 증권가에서는 자동차 업종이 올해 증시를 이끌 주도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는 전일 대비 3500원(1.41%) 하락한 24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는 전일 대비 400원(0.34%) 오른 11만7600원에 마감했다. 전날 미국 CPI(소비자물가 상승률) 충격의 여파로 미국과 한국 증시가 동시에 조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현대차그룹의 주가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0.64% 상승하며 같은 기간 약보합권에 머무른 코스피 지수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기아 역시 올해 17.6% 올랐다. 지난해 초부터 비교하면 최근 1년여간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각각 62.58%, 98.31% 상승했다.

이날 시가총액은 현대차가 51조9310억원, 기아가 47조2804억원으로 양사 합산 99조2114억원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두 회사 모두 장중 4~6%대 강세를 보이며 합산 시총이 1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 합산 시총(58조4758억원)보다 약 2배 늘었다. 합산 시총 기준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코스피 3위에 해당한다.



증시에서 시총 순위의 변화는 주도주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초 에코프로비엠이 카카오 시총을 넘어선 이후 한동안 상승세가 지속되며 주도주로 떠올랐고 앞서 코로나19 국면에서는 카카오가 현대차 등 주요 시총 상위주들을 추월하며 주도주가 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합산 시총 기준이긴 하지만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을 넘었다는 점에서 증시 주도주가 바뀐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특히 정부의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저평가주가 재조명을 받고 환경규제 완화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재평가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현대차그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과거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이 주목을 받았던 2010년대 전후나 코로나19 때와 유사한 대세 상승기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의 단기 주가 급등에도 글로벌 동종업계 대비 밸류(기업가치) 부담이 제한적이어서 주가 되돌림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가능성이 높고 밸류 부담이 제한적인 현대차와 기아 중심의 투자전략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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