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타고 부는 '유커' 훈풍..고점 회복은 언제?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김온유 기자 2024.02.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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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국제선 6배 늘어..비자발급 완화에 서울 방문객 증가 기대

지난해 9월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도착장에서 제주~상하이 직항노선을 타고 온 중국인 관광객(유커·游客)들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해 9월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도착장에서 제주~상하이 직항노선을 타고 온 중국인 관광객(유커·游客)들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기대보다 저조했던 유커(중국 단체관광객) 효과가 설 연휴를 계기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행·관광업계는 서울과 제주를 중심으로 중국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9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설 연휴인 8~12일까지 닷새간 제주를 오가는 국제선은 102편(1만8922석)으로 지난해 17편(3344석)보다 6배가 늘었다. 이 기간 외국인 관광객 1만5800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설 연휴 때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이 2035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급증한 수치다. 중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선 1척도 외국인 관광객 1610명을 태우고 제주항으로 입항한다. 지난해엔 국제선 크루즈 실적이 없었다. 제주 여행업계는 설 연휴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2월10~17일)가 겹치면서 중국 주요도시를 잇는 항공편 예약률이 크게 올라 설 연휴를 시작으로 중화권 단체관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겨울철을 지나 춘절 연휴를 기점으로 제주로 단체관광에 나서고 있어 국내·외 주요 항공사들이 제주와 중국 주요도시를 잇는 국제선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일부 항공사는 다음달부터 운항할 수 있도록 항공편 예매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시각이 비슷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그동안 비자발급 제한 때문에 중국 단체 관광객이 많이 회복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완화되면서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라며 "젊은 중국 여성들이 서울 익선동이나 성수동, 홍대 등을 선호하는 추세인데다 춘절도 있어 중국 관광객들 방문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 경기침체와 일본 엔저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눈에 띄는 유커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경제가 회복이 되지 않으면서 절대적인 입국객 수가 줄어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엔저로 일본을 선호할 수 있어 단체관광이 풀리고 첫 춘절 연휴이긴 하지만 코로나19 직전만큼 오기는 힘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관광업계는 미미한 유커 효과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관광데이터랩 통계를 보면 지난해 8월 중국 관광당국이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 이후인 9~12월까지 방한한 중국 관광객은 98만8567명으로 월 평균 24만7000여명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7~2019년 방한 중국관광객 수(월 평균 41만여명)에 한참 못미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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