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집서 스테로이드 불법 제조 적발…2년간 7억어치 유통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2.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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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제조된 스테로이드제제에 사용된 약품, 포장지, 원료./사진=구단비 기자불법 제조된 스테로이드제제에 사용된 약품, 포장지, 원료./사진=구단비 기자


전문의약품인 스테로이드제제를 불법 제조해 유통한 일당이 적발됐다. 불법 스테로이드제제뿐만 아니라 불법 유통된 이뇨제·발기부전치료제까지 약 7억원 상당이 압수됐다.

스테로이드제제를 불법 제조해 판매한 제조·판매 총책 송모씨(사진 왼쪽)가 제조 현장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사진제공=식약처스테로이드제제를 불법 제조해 판매한 제조·판매 총책 송모씨(사진 왼쪽)가 제조 현장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사진제공=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약사법,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위반해 스테로이드제제 전문의약품을 불법 제조한 뒤, 보디빌딩 선수 등에게 판매한 제조·판매 총책 송모씨(35)를 구속하고 배달책 고모씨(29)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범죄수익 환수도 추진한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11월 전문의약품을 불법 유통한 혐의로 의약품 도매상 직원 등 7명을 약사법위반으로 송치한 사건과 연계해 착수했다. 4개월간 추적 끝에 불법 스테로이드 제조·판매 총책과 배달책을 찾아내 검거했다.

수사 결과 송씨는 2021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2년8개월 동안 텔레그램 등을 통해 2218여명에게 약 7억1000만원 상당의 직접 제조한 스테로이드제제와 불법 유통한 이뇨제·발기부전치료제 등을 함께 판매했다.



불법 스테로이드제제 제조, 포장에 사용된 원료의약품(사진 왼쪽)과 기계(사진 오른쪽)./사진제공=식약처불법 스테로이드제제 제조, 포장에 사용된 원료의약품(사진 왼쪽)과 기계(사진 오른쪽)./사진제공=식약처
송씨는 부산에서 빌라를 임차한 후 원료의약품을 혼합·소분·포장 등을 할 수 있는 제조 기계·장비를 설치해 불법 스테로이드제제를 제조 후 판매했다. 벌크로 구입한 정제 12종은 소분포장해 판매했고 주사제 10종은 원료를 구입해 직접 제조해 팔았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스테로이드제제 제조에 사용된 기계 3종, 의약품 공병, 홀로그램 스티커 등 포장지를 발견했다. 7억원 상당의 스테로이드제제·원료의약품을 발견해 현장에서 전량 압수했다.

제조·판매 총책인 송씨는 식약처 등 수사당국의 적발을 피하려 거래 시 대포폰, 대포통장을 사용했다. 불법 스테로이드제제 제조 장소도 임차한 가정집으로 했다. 제품을 보관하고 배송하는 창고도 수시로 변경했다. 우편물의 보내는 사람과 주소 등을 변조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사당국의 단속을 피해왔다.


불법 스테로이드제제 제조, 포장에 사용된 원료의약품과 포장제/사진제공=식약처불법 스테로이드제제 제조, 포장에 사용된 원료의약품과 포장제/사진제공=식약처
압수된 스테로이드제제는 단백질의 생성을 촉진하는 합성 스테로이드(단백동화스테로이드)로 임의 투여 시 면역체계 파괴, 성기능 장애, 심장병, 간암 유발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의사의 처방 없이는 사용이 제한된 전문의약품이다.

불법 스테로이드제제는 정상적인 의약품처럼 엄격한 제조환경에서 생산되지 않은 제품으로 자가 투여 시 세균 감염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등 위험성이 있다. 식약처는 "불법 스테로이드제제는 구입했더라도 절대로 사용하지 말고 즉시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불법 의약품을 제조·판매하는 등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한 감독과 조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며 "범죄수익 환수 등 엄중한 처벌을 토대로 국민이 안심하고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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