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가능' 김하성 벌써 내년 FA 인기 매물인데, 유격수 안 시켜주고 트레이드설까지... SD와 결별 끝내 불가피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2024.02.0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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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AFPBBNews=뉴스1김하성. /AFPBBNews=뉴스1


김하성. /AFPBBNews=뉴스1김하성. /AFPBBNews=뉴스1
김하성. /AFPBBNews=뉴스1김하성. /AFPBBNews=뉴스1
아직 2024시즌이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FA(프리에이전트)가 되는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대한 평가가 높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팀에 남을 가능성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2021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2800만 달러(약 373억 원) 계약을 맺었던 김하성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시장에 나오게 된다. 2025년 1000만 달러(약 133억 원) 뮤추얼 옵션(상호 합의 조항)이 있지만 김하성이 거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FA로 풀리게 될 김하성에 대한 호평도 계속 나온다. 스포츠매체 더 스코어는 5일 2024년 메이저리그(MLB) FA 톱 20을 선정했는데, 김하성은 15위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뮤추얼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다음 겨울에 팀에서 나올 것이다"고 전망한 매체는 "눈에 띄진 않지만 탄탄한 타격 능력, 뛰어난 주루와 세 포지션(2루수, 3루수, 유격수)에서 보여준 훌륭한 수비를 앞세워 흥미로운 내야수 옵션으로 등극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다른 FA 내야수보다 어린 김하성의 나이도 선수 본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함께 FA 시장에 나오는 수준급 내야수 중 알렉스 브레그먼(휴스턴)은 김하성보다 한 살 많은 1994년생이고, 호세 알투베(휴스턴)는 1990년생으로 내년이면 30대 중후반으로 접어든다. 그나마 글레이버 토레스(뉴욕 양키스) 정도가 김하성보다 한 살 어릴 뿐이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김하성. /AFPBBNews=뉴스1
김하성은 지난달 17일 또다른 매체인 CBS스포츠에서 발표한 FA 랭킹에서는 6위에 올랐다.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 브레그먼, 코빈 번스(볼티모어), 잭 휠러(필라델피아), 알투베 등 쟁쟁한 선수들이 차례로 '톱5'를 형성한 가운데, 김하성이 이들 바로 다음 순위에 위치했다. 매체는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비 기술 세트와 단타, 볼넷, 도루 등 꾸준한 활약에 힘입어 연속적으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 5승 시즌을 보냈다"며 "그는 (올해도) 흥미로운 한 해를 보낼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샌디에이고와 김하성은 2025년 뮤추얼 옵션(상호 합의 조항)을 지니고 있다"고 현 상황을 소개했다.

이렇듯 벌써부터 김하성이 고급 매물로 평가받으면서 예상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 기자 데니스 린은 지난달 14일 "만약 샌디에이고가 시즌 개막 전에 예상치 못한 일을 해낸다면 2024년을 포함해 김하성에게 1억 3000만 달러(1736억원)에서 1억 5000만 달러(2003억원) 사이를 보장하는 7년 연장 계약이 가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FA 역시 이 정도 선에서 형성될 것이 유력하다.

디 애슬레틱은 지난달 2일에도 "김하성은 FA를 앞두고 마지막 시즌에 들어간다. 그와 재계약을 맺으려면 9자리 숫자(1억 달러)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른 매체 이스트빌리지타임스는 지난해 8월 "김하성의 올해(2023년) 연봉은 700만 달러다. 너무 낮은 몸값"이라며 "7년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연장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김하성. /AFPBBNews=뉴스1
벌써부터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김하성에 대한 트레이드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5월 중계 방송사인 밸리 스포츠의 소유주 다이아몬드 스포츠 그룹이 파산하면서 예정된 중계권료를 받지 못해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피터 세이들러 구단주가 건강 문제 끝에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나면서 샌디에이고는 긴축 경영에 나선다. 올해 1차 사치세 한도인 2억 3700만 달러(약 3165억 원)를 지키는 것을 넘어 2억 달러(약 2671억 원) 밑으로 팀 총연봉을 유지할 계획을 세우면서 자연스레 김하성의 연장 계약 가능성도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김하성에게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절반이 넘는 17팀이 김하성을 영입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매체는 "김하성의 연봉 800만 달러는 탬파베이,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캔자스시티 로열스 같은 스몰마켓 팀들의 예산에 맞을지 모른다. 이 중 샌디에이고와 오랜 트레이드 역사를 가진 탬파베이는 네 팀 중 유일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 김하성을 영입을 위해 올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밀워키 브루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애틀 매리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에인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시카고 컵스, 마이애미 말린스 모두 내야에 메워야 할 구멍이 있다. 미네소타 트윈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같은 구단은 김하성 영입을 위해선 다른 내야수를 이동시켜야 하겠지만, 공격적인 영입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김하성.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김하성이 FA가 되기 전에 연장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매우 낮아 보인다"고 전망하며 "800만 달러의 연봉은 저렴한 편이다. 여기에 3개의 포지션(2루수, 3루수, 유격수)에서 뛰어난 수비 능력을 보여주는 다재다능함이 있기에 나머지 29개 팀은 김하성을 영입하게 되면 팀 전력이 업그레이드된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면서 라인업의 다른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5일에도 디 애슬레틱은 소식통을 인용해 "샌디에이고는 꾸준히 김하성의 트레이드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시즌 종료 후 FA가 되지만, 2023년 샌디에이고 팀 내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기 때문에 대가는 클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하성 없이도 샌디에이고 내야가 굴러갈 수 있다는 점도 트레이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22시즌 유격수로 풀타임을 뛰었던 김하성은 지난해 베테랑 잰더 보가츠(32)의 영입으로 2루수로 이동했다. 올 시즌에도 보가츠는 자신의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에서 "보가츠는 유격수로 뛸 것이다"고 밝혔다. 물론 김하성을 언급하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유격수도 가능하다"고는 했지만, 당장 보가츠의 포지션이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하성(오른쪽)과 잰더 보가츠. /AFPBBNews=뉴스1김하성(오른쪽)과 잰더 보가츠. /AFPBBNews=뉴스1
여기에 김하성을 보내고 보가츠가 1루수나 2루수로 이동한다고 해도 그 자리는 팀 내 최고 유망주인 잭슨 메릴(21)이 차지할 전망이다. 많은 미국 매체들이 김하성이 트레이드 될 시 메릴이 콜업될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은 MLB.com의 유망주 콘텐츠인 MLB 파이프라인의 유망주 순위에서 전체 12위, 팀내 1위에 오른 선수다. 지난해 싱글A와 더블A를 오가며 타율 0.277 15홈런 64타점 15도루 OPS 0.770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MLB.com은 "김하성이 보가츠보다 뛰어난 유격수 수비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보가츠는 꺾일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며 "제이크 크로넨워스도 계약이 7년 더 남았고 수비력이 좋다. 보가츠는 계속 유격수 자리를 지키지 않을 것이다. 2루수 유망주 잭슨 메릴은 지난해 더블A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모든 사실은 김하성의 연장계약 가능성을 낮게 만든다"고 보았다.

다만 트레이드 시점은 적어도 시즌 시작 전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MLB.com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고생했던 샌디에이고의 내야에서 김하성은 유격수와 3루수 자리를 채워줬다.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김하성을 내보내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전망하며 "그가 주연을 맡을 예정인 '서울 시리즈' 전에 이뤄지는 건 말할 것도 없다"며 시즌 전 이적 가능성을 매우 낮게 봤다. 샌디에이고는 LA 다저스와 오는 3월 20일과 21일 오후 7시 5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막 2연전, 이른바 '서울 시리즈'를 치른다.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홍보 이미지. /사진=쿠팡플레이 제공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홍보 이미지.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KBO 리그 시절 고척 스카이돔에서 뛰던 김하성의 모습.KBO 리그 시절 고척 스카이돔에서 뛰던 김하성의 모습.
이번 2연전은 한국에서 치러지는 첫 번째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다. 또한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 이외 지역에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9번째로 열리는 오프닝 시리즈이며,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호주에 이어 세 번째다. 여기에 고척 스카이돔은 김하성이 넥센-키움 히어로즈 시절인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홈구장으로 사용한 곳이다. 이에 샌디에이고는 서울 시리즈 홍보 포스터에 김하성을 대문짝만하게 넣으면서 그가 마케팅의 중심임을 천명했다.

앞서 김하성은 지난해 7월 MLB.com과 인터뷰에서 "이번에 열리게 될 시리즈가 한국에서의 첫 메이저리그 게임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행복하다"면서 "한국 팬들은 야구를 매우 열정적으로 보고 있다. 어떻게 봐야 하는지도 매우 잘 알고 있다. 야구에 대해 매우 진지하다. 스포츠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귀국 당시에도 김하성은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 경기를 하는 건 처음이라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무척 기대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메이저리그 경기에 저도 나갈 수 있다는 건 큰 영광이다.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도 많이 와서 경기를 보고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팀 동료들로부터 많은 부탁을 받았다. 최대한 들어줄 생각"이라며 웃어 보였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김하성이 샌디에이고를 떠나는 것은 기정사실화됐다. 2025년 김하성이 어떤 유니폼을 입고 뛸지를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김하성. /AFPBBNews=뉴스1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21년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그는 빅리그 첫 시즌 117경기에 나온 그는 주로 백업 내야수로 출전,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27득점 6도루 OPS 0.622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그는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활약에 나섰다. 2022년에는 타티스의 손목 부상과 금지약물 적발로 인해 주전 유격수로 나와 150경기에서 타율 0.251 11홈런 59타점 12도루 OPS 0.708의 기록을 냈다.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과 도루를 달성했고, 전반적인 타격 생산력도 리그 평균 이상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김하성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2루수로 옮긴 그는 152경기에서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 140안타 38도루 OPS 0.749의 기록을 냈다. 야구통계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 5.8을 기록, 내셔널리그 전체 8위에 올랐다. 7월에는 타율 0.337, 5홈런, OPS 0.999를 기록하며 성적을 끌어올렸다. 당연히 대부분의 기록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이런 활약 속에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실버슬러거 후보에도 올랐으며 한국인 역대 3번째로 MVP 투표에 이름을 올렸다(내셔널리그 14위).

김하성의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김하성의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을 알리는 그래픽.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 공식 SNS
한국에서는 주로 유격수로 뛰었던 김하성은 2021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여러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며 유틸리티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첫 시즌에는 유격수로 35경기 260이닝, 3루수로 23경기 165⅔이닝, 2루수로 21경기 148이닝을 뛰며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이듬해에는 주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5)가 부상으로 이탈한 유격수 자리에 131경기에 나와 1092이닝을 플레이했고, 그런 와중에도 3루수로도 24경기에 출전했다.

2023시즌에도 김하성은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돌아가며 뛰었다. 보가츠의 영입으로 2루수로 자리를 옮긴 그는 106경기(98선발)에 나와 856⅔이닝을 뛰었다. 다소 낯선 포지션이었지만 마치 계속 뛴 것처럼 적응하며 골드글러브 후보에 올랐다. 비록 2루수 부문에서는 수상하지 못했지만 유틸리티 부문에서 황금장갑을 받았다. 3루수(32경기, 253⅓이닝)와 유격수(20경기, 153⅓이닝)에서도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김하성의 수비 모습. /AFPBBNews=뉴스1김하성의 수비 모습. /AFPBBNews=뉴스1
MLB.com은 "김하성은 올 시즌(2023년) 샌디에이고 내야의 다재다능한 선수의 표본이었다. 주로 2루수로 출전하면서 3루수, 유격수로 뛰었는데 DRS(Defensive Run Saved·수비수가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아냈는가를 측정한 지표)에서 2루에서 10점, 3루수와 유격수에서 각각 3점씩 기록했다. 2루에서 기록한 DRS 10점은 내셔널리그 공동 선두인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와 브라이스 투랑(밀워키, 각각 12점)에 이어 가장 높은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김하성이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따낸다면 한국인 역대 3번째 쾌거다. 앞서 지난 2013년 말 추신수(42·현 SSG)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 조건에 합의한 게 최초였다. 이후 이정후(26)가 최근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하며 받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94억 원)가 2번째였다. 앞선 두 선수는 외야수였기 때문에 김하성이 내야수로는 최초로 이를 넘을 수 있다. 이미 아시아 내야수 최고액 계약 기록 보유자인 김하성은 이렇게 되면 최초로 1억 달러 이상을 받는 아시아 내야수가 될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김하성(왼쪽)과 이정후가 한국시리즈를 함께 관람하고 있다.지난해 11월 김하성(왼쪽)과 이정후가 한국시리즈를 함께 관람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글러브를 끼고 포즈를 취하는 김하성. /사진=뉴시스기자회견에서 글러브를 끼고 포즈를 취하는 김하성. /사진=뉴시스
득점 후 포효하는 김하성. /AFPBBNews=뉴스1득점 후 포효하는 김하성.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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