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파란' 포트폴리오…주도 업종은 없었다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4.02.0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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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3개월 째 순매수세를 이어 가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로의 쏠림이 심했고,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지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에 따라 순매수 상위 종목은 대부분 삼성그룹주가 차지했다. 이 외에는 개별 이슈가 있는 기업들이 분포해 주도 업종은 눈에 띄지 않았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주식을 3조4828억원 순매수 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11월부터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세로 전환했는데, 월별 순매수 기조를 3개월 째 이어 가고 있다. 3개월 간 외국인의 코스피 주식 순매수 규모는 9조5025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외국인이 지난 1월 코스피 시장 전반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도 업종이 없었고 순매수 상위 종목 쏠림 현상이 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이 순매수 했음에도 코스피 지수는 지난 1월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1월 코스피 시장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 (79,300원 ▼400 -0.50%)로 순매수 규모는 약 2조3000억원이다. 삼성전자우 (65,100원 ▼500 -0.76%)도 1041억원 순매수 했다. 3조4828억원의 순매수 규모 중 2조4000억원 가량이 삼성전자 관련 매수다.



지난해 11월, 12월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수 쏠림 현상은 있었다. 그러나 SK하이닉스 (179,500원 ▲4,100 +2.34%)한미반도체 (137,700원 ▼3,900 -2.75%) 등이 상위 종목들에 함께 있어 반도체 업종에 대한 선호 현상이 보였다. 하지만 1월에는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반도체 업종은 삼성전자 하나 뿐이다.

삼성전자가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업종의 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67조7799억원, 영업이익 2조8247억원을 기록했다.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각각 3.7%, 24.7% 밑돌았다.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그룹주에 대한 순매수 강도가 높았는데,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중 삼성바이오로직스 (785,000원 ▲4,000 +0.51%)가 2위(3012억원), 삼성물산 (149,900원 ▲1,500 +1.01%)이 3위(2353억원), 삼성에스디에스 (156,000원 ▲700 +0.45%)가 5위(1832억원), 삼성생명 (91,900원 ▲3,300 +3.72%)이 9위(962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삼성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블록딜이 있었던 점이 원인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블록딜 물량의 상당 부분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전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11일 자사의 보통주 2982만 9183주를 블록딜로 처분했다고 지난달 15일 공시했다. 삼성전자 블록딜 가격은 2조1691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 일가는 이 외에 삼성물산,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생명 지분도 매각했고 총 주식 매각 금액은 2조7000억원 규모다.

삼성그룹주 외에는 KB금융 (79,900원 ▲3,300 +4.31%), 기아 (113,300원 ▲1,600 +1.43%), 포스코퓨처엠 (281,500원 ▼1,000 -0.35%), 한진칼 (64,100원 ▲100 +0.16%) 등이 있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종목들이 주목 받은 영향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이달 중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증권가에서 제기돼 기대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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