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독립전시실 '사유의방'에서 금동반가사유상을 관람하는 관람객들. 일부 관람객들은 흰색 인지책을 넘어서서 관람하고 있다. /사진=박상혁 기자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독립전시실 '사유의방'에 전시된 금동반가사유상. 벽면엔 박물관 관계자 1명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박상혁 기자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의 독립전시실. '사유의방'에 전시된 금동반가사유상에 가까이 다가가자 경고 방송이 나왔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왼쪽엔 삼국시대인 6세기 후반에 제작한 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이, 오른쪽엔 삼국시대인 7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이 전시돼 있다.
받침대 바깥으로는 2줄로 철제 구조물을 둘러 관람객의 접근을 막고 있다. 철제 구조물 바깥엔 흰색의 '인지책'이 바닥에 그려져 있는데 인지책을 넘어서면 2m 거리에서 국보를 볼 수 있다. 다수 관람객이 인지책을 넘어 사진을 찍었다. 다만 인지책을 넘어 한 발 더 다가서면 경고방송이 울린다. 정장을 입은 박물관 관계자 1명이 왼쪽 벽에 등을 대고 관람객을 바라보고 근무 중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엔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 1만여점 대다수가 진품 그대로 전시돼 있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고구려·신라·백제관과 조선관 등에는 국보인 북한산 신라 진흥왕 순수비와 흥선대원군의 명령으로 세워진 척화비 등을 실물로 관람할 수 있다.
그러면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선 관람객이 문화재 훼손을 시도할 경우 전시실에 근무하는 방호관이 제지하고 경찰과 연계해 대처한다"고 덧붙였다.
2021년 11월 1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사유의 방' 전시를 찾은 시민들이 금동반가사유상을 관람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나란히 함께 만날 수 있다. 2021.11.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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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욱 경희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원칙대로 모든 테러 가능성을 막으면 문화재 관람이 힘들어지는 딜레마가 생긴다"며 "경비를 강화하는게 맞지만 박물관의 진정한 목적은 즐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 박물관 같은 유럽 박물관은 보안이 철저하다"며 "유물을 훔쳐 온 것들이 많고 테러 시도도 잦은 편이라 그런 맥락을 비교해 봐야 한다"고 했다. 강 교수는 "CCTV(폐쇄회로TV)를 가지고 이상 행동하는 사람들을 잡아내는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30일 오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국보 북한산 신라 진흥왕 순수비 실물./사진=박상혁 기자
30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조선 후기의 척화비. /사진=박상혁 기자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16일(1차)과 17일(2차)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둘러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주변 궁장(궁궐담장)과 영추문에서 스프레이 낙서를 한 10대와 20대 남성 낙서자에게 복구 비용에 상응하는 약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지난 4일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도 국내에서 문화재 훼손 행위는 꾸준히 발생했다. 2017년 9월 울산 울주군 언양읍성 성벽에 스프레이 낙서를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에게 1심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사적 제101호인 서울 석촌동의 삼전도비에 페인트로 낙서한 40대 남성에게는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2005년 경복궁에서 용산으로 이전한 후로 관람객에 의한 문화재 훼손 행위는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