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열의 Echo]트럼프 시즌2, 준비됐나요?

머니투데이 송정열 디지털뉴스부장 겸 콘텐츠총괄 2024.01.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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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돌아온다.' 도널드 트럼프 얘기다. 오는 11월5일 치르는 미국 대통령선거의 결과를 속단할 순 없다. 남은 10개월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서다. 그러나 미 현지 여론조사와 정치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있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년 만의 리턴매치'와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으로 요약된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첫 경선인 18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와 두 번째 경선인 23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이변은 없었다. 트럼프는 2곳에서 50%를 상회하는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트럼프는 첫 경선에서 승리한 후 "미국을 최우선에 두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리스크가 변수로 남아 있지만 트럼프의 발목을 잡진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의 대표 슬로건 '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다시 미국을 뒤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세론이 더 굳건해졌다.



바이든은 '현직 대통령' 프리미엄을 누리기는커녕 지지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올해 82세 노령에다 딱히 내세울 만한 치적도 없어서다. 바이든은 '민주주의 수호'를 앞세워 반트럼프 표심의 결집을 노리지만 트럼프가 주도하는 판세를 뒤엎을 만한 마땅한 카드가 없는 상황이다.

유일 슈퍼파워 미국의 대선은 앞으로 세계질서 재편에 가장 막대한 영향을 미칠 이벤트다. 더구나 2017년부터 4년간 미국의 이익을 앞세운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관세전쟁으로 전 세계를 하루도 바람 잘 날 없게 만든 트럼프의 귀환이 유력한 상황이다. 전 세계가 미 대선 레이스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 트럼프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 2017년 11월 트럼프 방한 당시 유명한 일화다. 트럼프가 전용헬기 '마린원'을 타고 계획에 없던 비무장지대(DMZ) 방문에 나섰다. 그러나 기상악화로 마린원은 30분간 상공을 돌다 회항했다. 그때 아래를 내려다보던 트럼프의 눈에 들어온 것은 수많은 공장이었다. 트럼프는 당시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엄청난 것을 목격했다. 공장이 엄청 많다. 이 공장을 미국에 세우면 안 되느냐"라고 말했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세계의 경찰 역할을 담당하는 미국 대통령이라면 '서울과 휴전선이 이렇게 가깝고, 수천만 명이 사는데 한반도에서 전쟁만은 피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고 상식적으로 기대되는 반응일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 상황에서도 머릿속으로 미국의 이익을 위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는 방한 이후 삼성전자, LG전자 등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미국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우리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에 공장을 지었다.

트럼프 시즌2의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북한의 움직임도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 김정은은 탄도미사일을 쏘아대고 전쟁까지 언급하며 위협과 도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반도 정세에 다시 격랑이 몰려온다. 가뜩이나 저성장, 수출부진 등으로 시름이 깊은 한국 경제에도 트럼프는 골치 아픈 변수이자 위험요인이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보호무역주의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이미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전방위 무역전쟁을 예고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도 공언했다. 전기차, 배터리 등 관련기업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트럼프의 최대 위험성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있다. 더구나 재집권으로 콧대가 높아진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는 시즌1보다 더욱 거침없고, 노골적일 것이다. 동맹국에도 에누리는 없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냉철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점점 현실화하는 트럼프 시즌2의 불확실성과 위험에 미리미리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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