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의식이 없는 저체온증 환자에겐 억지로 음료를 마시게 해선 안 된다. 질식 위험이 커서다. 환자의 맥박이 없거나 숨을 쉬지 않는 것처럼 보이면 119 구급대가 오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이재희 교수는 "저체온증에서 중요한 것은 의식 저하로, 몸이 차가워지며 의식이 처지는 경우 빠르게 119에 신고하고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며 "병원에 오기 전까지 가능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의식이 명료할 경우 달고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동상의 증상은 피부색이 점차 흰색, 누런 회색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피부의 촉감도 비정상적으로 단단해진다. 피부 감각이 떨어져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 1도 동상에서는 피부가 붓고 충혈되며, 2도에서는 수포를 동반하고 표피층이 괴사한다. 3도 동상에서는 피부 심층과 피하조직이 괴사하며, 4도 동상에서는 뼈까지 썩고 피부는 검은색으로 변하여 신체 일부를 절단하게 된다.
하지만 치료를 바로 받을 수 없을 땐 먼저 환자를 빠르게 따뜻한 장소로 옮긴 다음, 동상 부위를 따뜻한 물에 20~40분간 담근다. 이때 따뜻한 물이란, 37~39도가량으로, 동상을 입지 않은 부위를 담갔을 때 불편하지 않을 정도면 괜찮다.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조용일 교수는 "동상이 생겼을 때 가장 중요한 건 피부가 다시 어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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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동상 부위가 녹았다가 다시 얼어붙는, 이른바 '재동결(refreezing)'이 발생할 수 있는 추운 환경에선 따뜻한 물에 담그는 응급처치가 오히려 독이 된다. 조직을 언 상태로 놓아두는 것보다 녹인 후 다시 얼게 하는 게 더 해롭다. 동상에 걸린 사람을 추운 환경에 다시 노출해야 하는 경우, 특히 동상에 걸린 발로 걸어야 하는 경우, 조직을 녹이지 말아야 한다. 녹인 발이 보행으로 인한 손상에 보다 취약해져서다.
동상 부위의 옷·양말·장갑을 제거하고, 따뜻한 환경으로 이동해야 하는 이유다. 너무 뜨거운 물에 담그거나, 뜨거운 열을 가하는 것은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한다. 세포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문지르거나 주무르는 것도 피해야 한다.
얼굴·귀엔 따뜻한 물수건을 대주고, 자주 갈아주며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손가락·발가락 사이에 소독된 마른 거즈를 끼워 손·발을 보온한다. 이때 습기를 제거하고, 서로 달라붙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어린이의 경우 두꺼운 양말보다 얇아도 보온성이 좋고 땀이 잘 배출되는 양말을 신기고, 손을 더 따뜻하게 해주는 벙어리장갑이 권장된다. 동상 부위는 약간 높게 위치시켜야 부종·통증을 줄일 수 있다.
동창 부위는 동상처럼 피부가 얼지는 않는다. 하지만 손상 부위에 세균이 침범하면 궤양이 발생할 수도 있어 만만하게 볼 질환이 아니다. 국소 부위가 가렵고, 따뜻한 곳으로 가면 가려움이 심해지는 게 특징이다. 심한 경우 울혈(鬱血; 장기·조직에 정맥혈이 모인 상태), 물집, 궤양 등이 생길 수 있다. 심하지 않은 경우는 대개 별다른 치료 없이도 수 주 내에 저절로 좋아지지만, 약물치료가 도움 될 수 있다.
동창이 생겼을 땐 일단 꽁꽁 언 부위를 따뜻한 물에 담가 따뜻하게 한 다음, 동창 부위를 살살 마사지해 혈액순환을 유도한다. 긁지 않는 게 중요하다. 동창 부위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보습해준다.
침수병·침족병침수병·침족병은 10도 이하인 물에 손·발이 오래 노출돼 발생하는 피부 짓무름 등의 손상을 가리킨다. 발에 더 많이 발생하는데, 추운 데서 축축하고 차가운 신발을 오래 신고 있을 때 침족병이 생길 수 있다.
초기에는 가렵거나 무감각하고 저린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증상이 진행하면서 해당 부위가 부어 보이며, 피부는 약간 빨갛게 되거나 파란색 또는 검은색을 띠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물집이 생기거나 조직이 썩고(괴사), 피부에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침족병이나 침수병이 의심되면 젖은 신발과 양말은 벗어야 한다. 손상 부위를 따뜻한 물에 조심스럽게 씻은 후 말려야 한다. 물집이 생겼다면 터뜨리거나 긁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