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이슈에도 끄떡없는 회사채...조단위 돈 몰렸다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4.01.1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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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채권


연초 자금 조달을 위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슈에도 흥행이 잇따라 성공하며 발행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 대부분 모집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 몰렸고 AA급 우량기업 대부분이 조단위가 넘는 수요예측 금액을 기록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올 들어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한 11개 기업은 총 모집금액 2조2300억원에 13조7150억원의 주문금액을 받았다. 평균적으로 목표금액의 6.15배의 자금이 몰린 셈이다. 지난 15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현대제철과 SK브로드밴드는 각각 3000억원,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수요예측에서 5배, 8배가 넘는 수요가 나타났다.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G유플러스, 한화솔루션, 롯데쇼핑, 신세계 등 AA등급 기업들도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다만 만기별, 기업별, 업종별로 수요와 금리는 다소 차별화가 나타났다. 2년 만기 회사채의 경우 높은 입찰률과 민평금리 대비 낮은 스프레드로 낙출된 반면 만기가 긴 회사채 수요는 약한 모습이었다.

수요예측에 성공한 기업들은 잇따라 공모채 규모를 늘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G유플러스는 당초 2500억원 발행 예정이었으나 2500억원을 증액해 최종 5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 KCC도 각각 발행금액을 2000억원 →3500억원, 3000억원→580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해 말부터 대두된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슈로 회사채 시장에 우려가 나타났지만 정부의 빠른 대응과 시장 안정화 조치 등으로 예상보다 큰 영향은 없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초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발행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정연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레고사태 때는 매크로 불확실성이 가득했던 시기"라며 "현재 금융시장 분위기는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이 한층 낮아진 상황에서 채권시장 자금이 몰리고 있어 확연히 완화적이며 PF(프로젝트파이낸싱)문제를 금융시장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고 정책당국 대응도 빠르고 체계적이어서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특히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기 확정된 후 경계감이 다소 누그러지기도 했다. 현대제철, SK브로드밴드에 이어 이번주에도 우량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어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네이버, HD현대오일뱅크 수요예측 등 이번주 14개 기업이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진만큼 투자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안정조치, 금리 하향 등으로 상대적으로 우량한 기업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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