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보온병이 1020 패션템으로…한국 달구는 텀블러 열풍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24.01.17 06:30
글자크기
룰루레몬 명동 타임워크 스토어 내부 2층 워터보틀 커스터마이징존/사진제공=룰루레몬룰루레몬 명동 타임워크 스토어 내부 2층 워터보틀 커스터마이징존/사진제공=룰루레몬


미국 잘파(Z세대+알파세대)세대를 중심으로 번진 텀블러 열풍이 국내에도 확산하고 있다. 텀블러가 일종의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으면서 패션 플랫폼에서도 거래액이 늘기 시작한 것. 애슬래저 업계도 텀블러를 활용한 이벤트로 소비자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17일 패션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해당 플랫폼 내에서 최근 30일(12/16~1/4)간 '스탠리'와 '스탠리 텀블러'의 검색량이 직전 30일(11/16~12/15) 대비 각각 155%, 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탠리 전체 브랜드의 거래액도 150% 급증했다. 최근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스탠리 텀블러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패션 커뮤니티에서도 올해 초부터 스탠리 텀블러를 구매했다는 후기를 어렵지않게 찾을 수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기존에 스탠리를 찾던 고객과 비교하면 1020세대까지 고객층이 젊어졌다는게 눈에 띈다"며 "스탠리가 온라인 상에서 인기를 끌다보니 무신사를 이용하는 젊은층이 스탠리 텀블러를 많이 찾고 자연스럽게 거래액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스탠리를 중심으로 촉발된 텀블러 열풍은 재작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미국 인플루언서 중심으로 자신의 텀블러를 소개하거나 키링 등을 활용해 꾸민 모습 등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특히 올해 초 스탠리가 스타벅스와 함께 밸런타인데이 한정 텀블러를 출시하면서 열풍은 한층 거세졌다. 한정판 제품이 출시 직후 품절 대란을 일으켰고,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오픈런에 나서며 화제가 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인터넷상에서 교통사고로 불이 난 차에서 유일하게 손상되지 않고 남아 있는 스탠리 텀블러의 영상 퍼지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스탠리는 1913년 설립된 캠핑용품 제조업체다. 주로 야외에서 근무하는 미군에 납품하다가 점차 전 세계로 영업망을 확장해 2010년 국내에도 진출했다. 당초에는 깔끔한 디자인과 높은 내구성 등으로 '실용적인 어른들의 보온병'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2020년부터 스탠리는 희소가치가 있는 상품을 선호하는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면서 다양한 색상의 한정판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후 SNS 소개 영상이 확산하면서 미국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텀블러도 자신의 취향이나 기호에 맞게 소유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이 확산하며 텀블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캐나다 애슬래져 브랜드인 '룰루레몬'도 올해부터 국내에서 워터보틀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문을 연 룰루레몬의 명동 스트리트점에서는 워터보틀에 이름 등을 세겨주는 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