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 실패' 美 민간 우주선, 지구로 추락…"대기권 진입 때 소멸"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4.01.1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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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기업 최초로 달 착륙 시도했으나 '연료 누출'로 임무 좌절
통상 우주 물체 대기권 재진입시, 고온·고압으로 불타 사라져

지난 8일 애스트로보틱이 공개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이 우주에서 촬영한 첫 번째 사진. 다층 단열재가 울퉁불퉁하게 찌그러져 있다. / 사진=애스트로보틱지난 8일 애스트로보틱이 공개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이 우주에서 촬영한 첫 번째 사진. 다층 단열재가 울퉁불퉁하게 찌그러져 있다. / 사진=애스트로보틱


미국 우주탐사기업 애스트로보틱(Astrobotic)이 개발한 달 착륙선 페레그린(Peregrine)이 우주 공간에서 지구로 추락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페레그린은 최근 민간 기업 최초로 달 착륙에 도전했다가 연료 누출로 임무를 조기중단한 무인(無人) 우주선이다.

애스트로보틱은 지난 14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로켓 추진연료 누출로 우주선 궤적 예측에 불확실성이 추가됐다"며 "현재 자체 분석에 따르면 우주선은 지구를 향하고 있으며 지구 대기권에서 불에 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페레그린은 지난 8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ULA(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가 개발한 로켓 '벌컨 센타우르'(Vulcan Centaur)에 실려 우주로 떠났다. 하지만 발사 직후 연료 누출이 생겨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 41번 발사대에서 지난 8일 우주발사체 기업 ULA(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 로켓인 '벌컨 센타우어'(Vulcan Centaur)가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있다. 이 로켓에는 애스트로보틱(Astrobotic)이 개발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이 탑재됐다.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 41번 발사대에서 지난 8일 우주발사체 기업 ULA(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 로켓인 '벌컨 센타우어'(Vulcan Centaur)가 성공적으로 발사되고 있다. 이 로켓에는 애스트로보틱(Astrobotic)이 개발한 달 착륙선 '페레그린'이 탑재됐다. / 사진=미국항공우주국(NASA)
현재 페레그린은 지구로부터 약 38만9000㎞ 떨어진 우주 공간을 돌고 있다. 지구와 약 38만4000㎞ 거리에 있는 달 궤도를 넘어선 공간이다. 통상 달로 향하는 우주선은 최소한 초속 7.5㎞(시속 2만7000㎞) 속도를 내야 하지만 연료 누출로 원하는 지역에 다다를 수 없어졌다.



통상 임무가 좌절된 우주선은 우주 궤도를 떠돌다 연료가 소진되면 대기권으로 재진입한다. 우주 물체가 대기권으로 다시 들어올 땐 고온·고압에 의해 타 버린다. 페레그린은 높이 1.9m, 너비 2.5m 등으로 크지 않아 전부 소멸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부 타지 않은 물체가 지구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정확한 추락 시점은 발표되지 않았다.

애스트로보틱 엔지니어들은 아직 우주선을 회수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애스트로보틱과 미국항공우주국(NASA) 관계자는 오는 18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임무 상태를 공개할 예정이다.

페레그린에는 NASA 관측 장비와 멕시코의 첫 달 탐사 로봇, 존 F 케네디 미국 전 대통령의 DNA(유전자물질) 표본 등이 실려 있다. 당초 내달 23일 달 착륙으로 '세계 최초 민간 달 착륙선' 기록을 거머쥐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미국의 달 표면 탐사는 1972년 12월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떠났던 아폴로 17호 임무가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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