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AP/뉴시스]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으로 평가되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독립 성향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이 13일 타이베이 민진당사 밖에서 열린 선거 승리 집회에 러닝 메이트 샤오메이친이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우리 정부의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앞으로 대만과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계속 증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은 한반도 평화·안정에 긴요하고 역내 평화와 번영에도 필수 요소"라며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이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질색'하던 라이칭더가 새 총통이 됐다"며 "대만 유권자들은 '민진당에 대한 투표가 전쟁을 위한 투표'라던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는 선택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그동안 경제적·군사적으로 행해 온 대만의 '팔 비틀기' 행보가 도리어 대만 사람들에게 독립을 지키고, 중국이라는 거대한 그림자를 넘어서야겠다는 열망을 키워줬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시진핑 국가 주석이 '트러블 메이커'라고 부른 사람을 대만이 지도자로 택했다"며 "중국에 타격을 입힌 셈"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대만과 중국 본토의 궁극적 통일이 '역사적 필연'이라고 주장한 시 주석의 강경책에 대한 일종의 거부"라고 평가했다.
일부 외신은 라이칭더 당선에 반발하는 중국의 무력 시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CNN은 "정치분석가들은 중국이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내 선거결과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하기 위해 경제·군사적 압박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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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미국 측이 이날 선거 이후 중국이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이 어떤 조치를 얼마나 빨리 취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군사훈련 강화부터 경제 조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압박이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