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삼성글로벌리치 고문이 지난해 10월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진행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3주기 추도식에서 가족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세 모녀가 내야 할 상속세는 홍 전 관장 3조1000억원, 이 사장 2조6000억원, 이 이사장 2조4000억원으로 총 9조원 등이다. 이들은 앞서 약 6조원을 납부했고 , 이날 지분매각 대금을 상속세로 내면 사실상 완납하는 셈이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은 약 26조원 규모이며 이에 따른 상속세는 약 12조5000억원이다. 현금과 부동산 등의 유산을 제외하고 계열사 지분 상속분은 약 19조원으로, 이에 따른 상속세만 11조원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오너일가가 가진 삼성 지분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팔았다는 것은 이미 여러 방편을 다하고 마지막 방편으로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죽하면 오너 일가가 경영권 약화 위험에도 지분을 매각할만큼 상속세가 과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OECD 회원국 중 일본 55%에 이어 2위다. 그러나 최대주주에 붙는 할증(세금의 20%)까지 합치면 세율이 최고 60%로 뛴다.
이같은 세제는 오버행 이슈를 유발하며 개별기업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8만전자에 바짝 다가섰지만 3일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도 전일대비 400원(0.54%) 떨어진 7만3200원에 마감했다. 장중 1.22%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낙폭을 줄였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나치다는 인식과 삼성전자의 실적부진 등과 아울러 오너일가의 블록딜 가능성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약세를 보였는데, 기관 순매도가 수급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기관은 이 기간 삼성전자를 9853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오너 일가의 블록딜 가능성을 예측해 선제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