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에서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산은 "시장 신뢰회복 출발점..긍정 평가" 산은은 9일 태영그룹의 추가 자구안과 관련해 "태영건설의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주가 보유한 TY홀딩스 지분과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채권단에 전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존 4가지 자구안으로 유동성이 부족하면 TY홀딩스와 SBS 지분 전부를 채권단에 담보로 내놓겠다는 약속을 했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TY홀딩스 지분(지분율 33%·시가총액2370억원)가치 780억원과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36.9%·시가총액 약 5400억원)가치 2000억원을 합산하면 추가로 3000억원에 육박(2789억원)하는 유동성이 추가로 확보된 것이다.
채권단, TY홀딩스 연대보증 3200억원 사실상 유예..워크아웃 가능성 높아져채권단은 워크아웃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TY홀딩스 보유 3200억원 규모의 연대채무 문제를 해결해 주기로 했다. TY홀딩스는 태영건설 인적분할 등으로 3200억원의 연대보증을 안고 있고 이 중 최근 890억원을 갚았다. 상환 요구가 계속 들어오면 태영건설 지원보다 지주사 채무를 먼저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7개 금융지주회사 회장 및 산은 회장, 기업은행장과 2024년 신년 금융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에서 "특정 그룹 계열사의 워크아웃은 해당 기업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전체 기업의 유동성도 함께 봐야해서 과거에도 이를 같이 보며 조정한 적이 있다"며 채권단이 TY홀딩스에 채무 상환 요구를 하지 않도록 비조치 의견서를 발급키로 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지주사의 채무도 유예해 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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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그룹과 채권단이 한발씩 양보한 자구안이 성사되면서 오는 11일 1차 채권자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용공여액 기준 채권자의 75%의 동의를 받으면 워크아웃이 개시된다. 채권자는 총 609곳으로 이 가운데 약 33%가 은행 등 대형 금융회사인 만큼 채권자 설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산은은 보고 있다.
다만 지난 4일 채권자 설명회에서 제시된 반대매수청구권 문제는 아직 남았다. 소액 채권자 중심으로 워크아웃에 반대하는 채권자의 채권을 태영건설이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래 워크아웃시 채권가격의 약 10% 전후로 청산가치를 매겨 찬성 채권자가 사줘야 하지만 태영건설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한 것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해진 것은 없지만 태영건설이 반대 채권자의 채권을 우선 사주는 방안이 가능하고 자금이 부족하면 채권단도 매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산은은 워크아웃이 개시 되더라도 태영그룹 측이 약속한 자구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이 중단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견돼도 절차는 중단될 수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