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4분기 역대급 인도량에도…'세계 1위' 中비야디에 뺏겼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1.03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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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지난해 4분기(10~12월)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자동차 인도량을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국 비야디(BYD) 판매량에 못 미쳐 세계 1위 전기차 랭킹을 비야디에 빼앗기게 됐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4분기 인도량이 48만4507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48만3000대를 웃도는 것이자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그러나 하루 전 비야디가 발표했던 4분기 전기차 판매량인 52만6409대에는 못 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비야디는 처음으로 테슬라를 꺾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 제조사 지위에 오르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비야디가 테슬라를 꺾은 건 불과 10년 전만 해도 무명에 그쳤던 비야디의 급격한 부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비야디를 비롯한 중국 자동차 기업은 든든한 자국 수요에 힘입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승용차 수출국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증권회사 AJ벨의 대니 휴슨 애널리스트는 "비야디 전기차가 저렴한 가격에 힘입어 유럽 도로에서 점점 더 많이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야디는 아직 27.5%에 달하는 수입 관세 등의 장애물로 미국에 정식 진출하지 못한 상태다. 바클레이즈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선 테슬라가 여전히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2023년 연간 전기차 판매량으로 따지면 테슬라가 약 181만대, 비야디가 158만대다. 테슬라는 지난해 연간 180만대 공급 목표를 달성했지만 지난해 1월 일론 머스크가 제시했던 야심 찬 200만대 목표엔 미치지 못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초 애널리스트들에게 200만대 자동차를 생산할 잠재력이 있다고 밝힌 뒤 가격 인하를 시작, 전기차 가격 경쟁에 불을 붙이며 판매 증대에 나섰지만 수요가 충분히 받쳐주지 않았다.

미국 투자회사 베어드의 벤 칼로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수요 둔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2024년엔 210만대 이상의 차량을 인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테슬라는 시장이 주목했던 사이버트럭의 구체적인 생산량과 인도량을 발표하지 않았다. 모델Y와 모델3이 46만1583대 인도돼 전체의 95%를 차지했고 기타 모델(모델S, 모델X, 사이버트럭)이 2만2969대로 5%였다고만 밝혔다.

테슬라는 11월30일부터 사이버트럭 인도를 시작했는데 4분기 구체적인 인도량을 두고는 애널리스트들마다 200~5000대까지 추측이 엇갈린다. 레비 애널리스트는 "올해에도 사이버트럭 인도량은 2만대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면서 "사이버트럭은 일상용 차량을 원하는 일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겠지만 업무용으로 쓰이는 핵심 픽업 시장을 점령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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