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유대주의 몰리던 하버드 총장…논문표절 조사압박에 결국 사임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01.03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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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대주의 몰리던 하버드 총장…논문표절 조사압박에 결국 사임


반유대주의자로 몰려 퇴진 압력을 받던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이 끝내 사임을 발표했다. 명분은 학술연구 표절의혹 때문이지만 전방위적인 조사와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하버드 첫 흑인여성 총장인 클로딘 게이가 표절의혹에 직면해 이날 사임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에 대한 의회 증언으로 인해 퇴진 압력을 더 거세게 받고 있었다.



게이 총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사임은 쉽게 내린 결정이 아니지만 우리 공동체가 개인이 아닌 기관에 초점을 맞춰 이 특별한 도전의 순간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사임하는 것이 하버드에 가장 이익이 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최근 몇 달 동안 우리를 분열시키고 신뢰와 호혜의 유대를 약화시키는 긴장과 분열을 목격하는 것이 더욱 고통스러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증오에 맞서고 학문적 엄격함을 지키겠다는 제 약속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었다"며 "인종적 적대감으로 인한 인신공격과 위협을 당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또 "이제 저는 교수진과 우리가 하는 일의 생명선인 교육으로 돌아가서 여러분과 함께 일할 것을 약속한다"며 "하버드는 더 강해지고 더 좋아질 것이며 원한과 비방이 교육의 중요한 과정을 훼손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근 게이 총장에 대한 비판은 보수적 온라인 저널인 워싱턴 프리 비콘(The Washington Free Beacon)이 40건의 학술표절 혐의를 추가해 퇴진 캠페인을 벌이면서 거세졌다. 게이 총장은 지난해 7월 총장에 올랐지만 이후 석 달 만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하면서 문제를 겪기 시작했다. 게이 총장이 친팔레스타인 학생들의 반응을 강력하게 비난하지 않자 유태계 후원자들이 지원을 끊겠다고 법인 이사회를 압박한 것이다. 이후 12월 초에 게이 총장은 의회에 불려가 반유대주의 제재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고 결국 유태계들의 분노가 더 커지면서 자리를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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