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이거, 선점하자"…조각투자 개화 앞둔 증권사들 '분주'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4.01.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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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새 먹거리' 토큰증권…시장 선점 각축전

"내년엔 이거, 선점하자"…조각투자 개화 앞둔 증권사들 '분주'


올해 토큰증권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증권가가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장내 조각투자 시장 개설을 예고한 가운데 장외 유통 플랫폼으로의 확장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각 증권사는 자체 플랫폼 개발에 나서며 주도권 잡기에 박차를 가한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는 조각투자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을 대비해 플랫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거래소는 신종증권 장내 시장 인프라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비상장 조각투자 상품 거래를 위한 장외 유통 플랫폼도 가시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토큰증권 시장에서 증권사의 역할은 크게 '발행'과 '유통'으로 나뉜다. 현재 증권가의 관심이 더 높은 분야는 유통이다. 발행의 경우 각 상품에 따른 변동성이 크지만, 이와 별개로 토큰증권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 대규모의 유통 수수료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디지털본부'를 '디지털자산센터'로 탈바꿈하며 시장 선점 의지를 드러낸 하나증권은 INF컨설팅을 STO(토큰증권발행) 주사업자로 선정해 100억원대의 금액을 투자했다.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구축한 뒤 향후 규제 방향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은 토큰증권 공동망 구축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미래에셋증권도 SK텔레콤·하나금융그룹과 함께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를, 삼성증권과 SK증권은 3자 협의체를 구축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자체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탐나는 새 먹거리지만 비용 면에서 진입장벽이 높아 부담도 적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자체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는 최소 수십억원대에서 수백억원까지 소요된다. 그럼에도 향후 성장을 이끌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어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체 플랫폼 구축이 어렵다고 판단한 중소형 증권사는 코스콤과의 협업으로 시장 진출을 노리기도 한다. 자금력이나 인력 동원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 우선 코스콤이 개발 중인 공동 플랫폼으로 동향을 살핀 뒤 향후 추가 투자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상품 발행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금융사 등 기관은 자체 발행한 토큰증권을 자사 플랫폼에 유통할 수 없다. 타사 플랫폼을 이용하면 가이드라인을 어기지 않고 발행 사업에도 뛰어들 수 있어 투 트랙 전략에 나서고 있다.

각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기초자산 업체와 업무협약(MOU) 맺고 있다. 플랫폼 구축에 선두로 나선 하나증권은 12월 기준 루센트블록(부동산), 프린트베이커리(미술품), 식신(콘텐츠), 다날엔터테인먼트(콘텐츠), 픽파이(부동산) 등 15개 기초자산사와 MOU를 체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우 조각투자 뱅카우 운영사 스탁키퍼, 하이투자증권은 미술품 조각투자업체 투게더아트 등과 MOU를 맺었다. 올해 2분기에 시범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인 IBK투자증권은 토큰증권 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기업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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