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깨질라"…몸사리는 네타냐후, 전후 가자 통치 논의 취소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3.12.2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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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AFPBBNews=뉴스1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AFPBBNews=뉴스1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이 끝난 뒤 가자지구 통치 문제를 처음 논의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28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밤 전시 내각회의를 소집했다가 취소했다.

이 회의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난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이 전후 가자지구 통치 문제를 처음으로 공식 논의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스라엘 집권 연정 내 극우 세력의 반발로 회의가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 전쟁이 마무리되면 현재의 전시 연정 내각은 해체되는데, 팔레스타인 측이 관여하는 가자지구 해법은 극우 연정의 안정성에 위협이 될 것으로 간주된다.



집권 연정은 7개 우파 정당이 참여해 크네세트(의회) 전체 의석(120석) 중 64석을 가져가며 과반을 간신히 채웠다. 여기서 극우 세력이 빠져나가면 네타냐후는 연정을 재구성하거나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연정을 유지하기 위해 가자지구 통치 문제 논의를 계속 미루려고 노력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날 밤 회의가 예정된 직후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부 장관이 이끄는 정당 '독실한 시오니즘'은 자신들이 논의에서 제외된 것에 항의하기 위해 자체 당파 회의를 열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최대 우방인 미국과도 전후 가자지구를 누가 통치해야 하는지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하마스 제거 이후 가자지구 통치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PA는 당초 가자지구까지 통치했지만 부패 등으로 민심을 잃고 하마스에 가자지구를 내줬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PA 통치안을 반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PA 지도부는 10월 7일 학살에 대한 규탄을 단적으로 거부하고 일부는 심지어 공개적으로 찬양한다"며 "저들이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것을 총리로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신베트,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등이 최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후 계획에 대해 논의할 것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이스라엘 안보 관계자는 가디언에 "이스라엘이 하마스 섬멸이란 목표를 달성했다고 선언한 그다음 날, 관계자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며 가자지구를 어떻게 통치할지 결정이 필요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미국에서 설명을 원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내달 2일 열리는 확대 안보 내각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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