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비트코인이 같이 뛴다...자산 랠리는 채권금리 때문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12.12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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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이미지. 중국 통용 금괴 이미지. /사진=바이두금괴 이미지. 중국 통용 금괴 이미지. /사진=바이두


자산시장에 지속적인 강세장이 온 것일까. 아니면 긴축 사이클의 종료 기대감이 일시적 해방감을 가져온 걸까. 올 한해 연이율 5% 이상으로 고공행진을 펼치던 채권 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모든 위험 자산의 랠리가 시작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금리가 계속 오르고 지방은행들이 파산하는 등 연말 강한 경기침체를 우려했던 자산시장에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채권수익률이 급락에는 연방준비위원회(Fed, 이하 연준)의 긴축이 사실상 멈춰섰다는 판단이 반영돼있다.



그간 기술주로 구성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그룹'만 상승세를 보이고 그 외의 주식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면, 이제 부동산 주식과 지방은행을 포함해 시장에서 가장 타격이 컸던 부문들이 상승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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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미주 자산 배분 책임자 제이슨 드라호는 "경제가 둔화되지만 균열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모든 것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S&P 500은 10월 27일 저점 대비 12% 상승해 2023년 최고치에 도달했다. 연간 상승폭은 20% 수준이다. 1년 내내 부진했던 블루칩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나스닥 지수는 올해 38% 상승해 전형적인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선 가격이 상승하면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지난 10월 23일 5.021% 정점을 찍은 후 한달 여 만에 4.1%대까지 하락했다.

자산시장의 버블 우려는 역시나 투기적인 암호화폐 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202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4만 4000달러 이상으로 올라 전고점을 깼다. 집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주 동안 디지털 자산 펀드 유입액은 총 17억 6000만 달러였다. 이는 미국에서 최초의 비트코인 선물 기반 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된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 선물은 대게 다른 자산시장의 위기 상황에서 상승하는데 이달 들어 정점을 찍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금리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확신을 키우고 있다는 신호다.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금요일 온스당 2071달러로 집계돼, 2020년 8월 온스당 2051.5달러였던 이전 최고치를 넘어섰다. 금은 지난 8주 중 7주 동안 상승해 올해 11% 올랐다. 코로나 시기이던 2020년 24% 상승한 이래 최고의 연간 실적이다.

많은 사람들은 현재 금값 상승의 요인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지적한다. 금리 하락 기대가 다시 화폐가치를 떨어뜨리게 할 거라는 예상이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조정 수익률, 즉 실질 수익률이 하락할 때 채권 대신 금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트레이더들은 13일로 예정된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집중하고 있다. 30년 경력의 베테랑 금속 트레이더 타이 웡은 "중앙은행이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느린 속도의 금리인하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며 "핵심 금 매수 포지션 추가를 보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스스로 앞서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연준 회의는 시장의 기대치를 재설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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