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주가 4배 폭등…모두투어리츠 상한가 미스터리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3.11.29 16:24
글자크기
나홀로 주가 4배 폭등…모두투어리츠 상한가 미스터리


고금리 여파에 상장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 대부분 주가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모두투어리츠 (2,710원 ▼10 -0.37%)만이 4배 이상 주가가 올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대주주 변경 이슈와 호텔 자산 매각에 따른 배당 확대 때문이라는 분석인데 과도한 주가 상승에 의한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코스피 시장에서 모두투어리츠는 전일 대비 160원(1.25%) 오른 1만2910원에 마감했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최근 급등세를 이어왔는데 이날은 장 초반 11%대까지 상승하다 8%대 하락하는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며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저점 대비(지난 3월14일 3020원)로는 327.5% 상승이다. 지난 10일 최대주주 변경 공시 이후 상승세는 더 가팔라졌다. 이 기간 상승세만 117.3%에 달한다. 최근 주가 급등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이날부터 모두투어리츠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면 신용융자와 미수거래가 금지되고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거래정지도 이뤄질 수 있다.

리츠는 통상적으로 변동성이 크지 않고 특히 올해 다른 상장 리츠 주가가 대부분 하락했다는 걸 감안하면 모두투어리츠의 최근 주가 상승세는 비상식적이다. 오피스, 물류센터, 호텔 등 수익형 부동산을 투자 자산으로 하는 리츠는 금리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상승의 여파에 대부분 리츠는 수익성이 악화했고 주가도 하락했다.



호텔을 투자자산으로 담고 있는 모두투어리츠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호텔 업황은 크게 부진했고 한때 6000원이 넘었던 주가는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다.

모두투어가 모두투어리츠 매각을 결정한 것도 부진한 호텔 사업을 정리하려는 차원이었다. 모두투어는 여행업과의 시너지 강화를 위해 2014년 모두투어리츠를 설립하고 스타즈호텔명동 등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비즈니스 호텔 여러곳을 매입했다. 이후 호텔 사업이 부진하자 모두투어리츠를 매각하기로 하고 알136과 투자조합 2곳에 보유지분 전체인 330만주(지분 42.16%)를 195억원에 매각했다.

최대주주 변경 이벤트는 종종 주가 상승 동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새로 회사를 차지한 최대주주가 경영 개선 등으로 실적을 개선할 수 있고 신사업 추진, 추가 자금 조달 등 여러 기대 요인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임대가 주요 사업인 리츠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으로 인한 호재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리츠의 가치는 보유한 자산의 가치와 연동하는데 임대료가 올라서 배당 재원이 늘어나거나 추가 투자를 통해 편입 자산을 늘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리츠의 펀더멘탈도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

모두투어리츠의 보유 자산인 엠디호텔 동탄점(왼쪽)과 독산점(오른쪽). /사진=모두투어리츠모두투어리츠의 보유 자산인 엠디호텔 동탄점(왼쪽)과 독산점(오른쪽). /사진=모두투어리츠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또 다른 요인은 배당 확대다. 모두투어리츠는 지난해 주당 1572원의 배당을 실시했는데 시가배당률은 32.9%에 달했다. 보유 자산이었던 스타즈호텔 명동1호점을 지난해 430억원에 매각했고 약 170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기면서 이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모두투어리츠의 배당금은 주당 200원 안팎이었다.



지난 7월에도 스타즈호텔 명동2호점을 32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말 기준 이 호텔의 장부가가 205억원임을 감안하면 약 100억원 가량의 차익이 예상된다. 매각 차익에서 세금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자금은 배당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산 매각으로 일시적인 배당 확대를 기대할 순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결국 임대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리츠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모두투어리츠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엠디호텔 동탄점과 독산점 2개 뿐이다. 지난해말 기준 장부가치는 각각 167억원, 283억원으로 둘을 합해도 현재 모두투어리츠 시가총액(101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회사의 청산가치보다 주가가 2배 이상 비싸다는 의미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오히려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알136은 모두투어리츠 인수 직전인 지난달 31일 법인명을 국보인터내셔날에서 현재명으로 바꿨다. 기존 사업목적은 마스크 제조·판매, 통신판매업, 프랜차이즈 등이었으나 이를 모두 삭제하고 신규 사업으로 국내 부동산 매매, 관광호텔업, 일반여행업 등을 추가했다.



자본금은 5000만원, 자산은 총 11억2300만원인데 이 중 부채가 11억원이다. 인수금액 195억원 중 알136의 투자금이 80억원이다. 계약금 8억원은 알136의 대표인 장정성씨로부터 차입해 납부했다. 잔금 72억원의 조달계획은 아직 미정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대주주 변경 이후 주가 상승과 관련해 모두투어리츠 관계자는 "공시된 사항 외에는 얘기할 게 없다"고 답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