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1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7일 전주보다 2.94% 내린 999.92를 기록했다. 2주 연속 내리면서 4주 만에 다시 1000선으로 주저앉았다. SCFI 1000선은 해운업계의 손익분기점이다. 성수기인 중국 국경절 대목을 앞둔 지난 9월 마지막 주에는 800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10월 말 7주 만에 1000선으로 복귀했지만 한달 가량이 지나 다시 1000선이 붕괴한 셈이다.
내년 2~3분기에만 139만TEU가 인도되는 가운데 대형선박이 전체 신규 인도 선박의 47%에 달하는 등 공급이 크게 늘어난다. 이에 따라 원앙항로 선대의 경우 5년전 대비 북유럽은 8%, 미국은 15%로 대형화된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북미·남미·중동·인도·아프리카 등 노선에서 선박 규모가 커지면서 전권역에서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급 확대로 인한 타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15~2016년 '파산 러시'로 선사들 수가 크게 줄면서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강화돼서다. 실제로 올해 2~3분기 선사들이 임시결항 등의 방편으로 공급을 조절하면서 운임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내년부터 글로벌 주요 선사들의 적자가 심화될 것으로 본다. 올해 이미 항비·연료비·용선료 등의 원가가 평년대비 최대 26% 상승한 가운데, 시장운임은 17% 가까이 떨어졌다. 글로벌 해운 컨설팅업체 드류어리는 오는 2024년에 글로벌 선사가 총 15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악화에 따라 공급 조절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내년 해운 시장은 누적 공급 압박으로 과잉공급이 불가피하며 2015~2016년 대비 수급 여건은 더 악화할 것"이라며 "선사는 고강도 공급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 이는 결국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