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문화 일류도시 순천시, 공공의료 플랫폼 구축 나서

머니투데이 순천(전남)=나요안 기자 2023.11.0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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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임산부·심뇌혈관 질환 응급인프라 확충…지방소멸 위기 출산률 높여 탈출

 “정원박람회는 목표가 아니라 일류도시로 가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는 노관규 순천시장의 시정운영 철학을 따라 공공의료 분야에서도 일류순천이 되는 길을 찾아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사진제공=순천시 “정원박람회는 목표가 아니라 일류도시로 가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는 노관규 순천시장의 시정운영 철학을 따라 공공의료 분야에서도 일류순천이 되는 길을 찾아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사진제공=순천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980만 관람객 방문이라는 성과를 거두면서 전남 순천시가 남해안벨트 허브도시로서 가능성을 국내외로부터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순천시가 "정원박람회는 목표가 아니라 일류도시로 가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라는 노관규 시장의 시정운영 철학을 따라 공공의료 분야에서도 일류가 되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28만명이 넘는 시의 중증응급환자 전원율은 전국 평균을 웃돈다. 지역에서 환자를 치료하지 못해 타 지역의 큰 병원으로 보내는 비율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2021년 기준 중증응급환자 전원율은 전국 평균 4%인데 순천은 10%가 넘는다. 바로 인접한 곳에 광양제철소, 여천산단 등 공업지역이 있고 전남 동부권 인구는 100만명에 육박하지만, 인근에 변변한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이 없다.

이에 시는 시민의 건강 보호와 공공보건 의료정책을 지원하고 관내 의료기관 컨트롤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다. 시 보건의료행정을 중심으로 급성기병원 25개 의료기관과 응급의료기관·시설 6개, 소방서 등이 한 팀이 돼 대학병원급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구상이다. 의료기관 컨트롤 플랫폼은 중증 응급환자가 발생 시 플랫폼을 통해 적합한 병원으로 곧바로 이송해 주는 시스템이다.



노 시장은 "응급의료시스템 청사진을 완성하고 관내 의료기관과의 지속적인 협력과 소통으로 내년 말까지 공공보건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스템 운영에 적합한 형태의 기구를 구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안심하고 아이 낳고 길러야 지방소멸 위기 탈출 가능
전국 지자체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부담은 극단적인 출산율 저하다. 합계 출산율 0.8에 머물고 있다. 지자체 중 최고의 출산율을 기록한 곳은 전남 영광군으로 합계 출산률 1.6이다. 그러나 이곳에도 산부인과와 소아과가 없는 현실이다.

순천시는 인구 절벽 위기를 넘어설 수 있도록 임신과 출산, 육아 안정성을 위해 산부인과와 소아과 진료 공백이 생기지 않는 공공의료체계를 만들고 있다.


순천에는 임신 5개월부터 출산 후 1개월까지 임산부와 태아를 전문적으로 돌볼 수 있는 전국 유일 '주산기전문병원'과 '여성아동병원'이 있어 병원 간 협업을 통해 주말·야간 소아 진료 공백을 없앨 수 있다.

시는 관련 병원들과 협약을 맺고 다음달 20일부터 전남지역 최초로 본격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산부 전용 구급차' 예산도 확보해 고위험산모 등 긴급분만 응급상황에 처한 임산부들이 최소한 전남 동부지역에서는 안심하고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 보건소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달빛어린이병원'은 대도시에 소재한 병원에서도 전공의 부족 등의 이유로 운영을 포기한 사례가 있지만 순천시에서는 현대여성아동병원과 미즈여성아동병원 등 관내 소아 산부인과 전문병원들의 적극적인 협력에 힘입어 운영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으로 시민의 삶의 질 향상
시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체계의 핵심에는 심뇌혈관센터 유치와 필수의료분야 순환당직제 운영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심뇌혈관센터는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환자들의 치료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는 전문 응급진료기관으로, 지역완결형 의료체계의 중요한 부분이다. 시에선 올해 상반기에 심뇌혈관질환센터 유치 등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공공의료팀을 별도로 신설해 응급의료기관과 긴밀히 소통하고 대응책을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성가롤로병원에서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유치도 검토하고 있으며 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의료장비 지원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유치되면 그동안 광주권역으로 이송되는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어 전남 동부권 주민의 건강까지 지키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시는 응급실로 내원했으나 성형외과, 안과 등 진료과목 부족으로 전원돼야 하는 환자의 불편함과 지역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필수의료분야 순환당직제 운영을 계획 중이다.

필수의료분야 순환당직제는 시민에게 꼭 필요한 시책인 만큼 시는 응급의료기관, 지역 의사회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적시의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합의를 도출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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