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5.75% 현실화 되나 '공포'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김소연 기자 2023.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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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전망에 대량 매도 '채권자경단' 복귀
"판도 바꾸려면 긴축 움직임 필요" 목소리도

美 국채금리 5.75% 현실화 되나 '공포'


미국 나스닥 지수가 고점 대비 10% 넘게 빠지며 조정장에 들어 갔고 국내 증시도 저평가 국면을 향하고 있다. 증시를 흔들고 있는 주요 요인인 미국 국채 시장의 변동성이 주목받는 가운데, 장기물 금리가 5.75%에 근접할 수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투자 시장 진입은 신중하게 볼 상황이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25일(현지시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를 하루 앞두고 다시 상승했다. 이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112%포인트 상승한 4.952%, 30년물은 0.127%포인트 급등한 5.09%로 마감했다.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올들어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코노미스트 대상 조사 결과 3분기 GDP 성장률은 4.7%로 예상됐다. 이러한 경제 강세에 따라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국채수익률이 다시 급등했다는 것인데, 특히 중장기 국채에 대한 매도세가 거세 '채권 자경단' 복귀 관측이 나왔다.



채권 자경단이란 정부 정책으로 국채수익률이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국채를 대량 매도하는 투자자들을 말한다. 적자를 눈덩이처럼 늘리는 미국 정부의 재정정책에 항의하는 투자자들이 국채 매도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뉴에지 웰스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이자 채권팀장인 벤 에몬스는 마켓워치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이 5.75%인 '선도 금리'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선도금리(forward rate)는 5년에서 10년 후에 예상되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을 의미한다. 에몬스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현재 5.75%인 선도금리에 조만간 도달하는 것도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국채시장 판도를 바꾸려면 의회에서 정부 지출을 줄이겠다는 움직임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이날 미국 하원은 마이크 존슨 의원을 새로운 하원의장으로 선출해 3주일간의 공백을 끝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수석 글로벌 거시 전략가인 조셉 칼리쉬는 10년물 수익률이 5.25%를 넘어가면 경제나 금융시장에서 무엇인가가 깨질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5.25%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6~2007년에 도달했던 "중요한 (국채수익률의) 이중 고점"이었고 5.25%는 당시 연준의 긴축 사이클에서 연방기금 금리 고점이었다는 설명이다.

미국 나스닥은 이날 2.43% 하락하며 지난 7월 고점 대비 10.7% 내려와 조정장에 들어갔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나스닥지수는 과거 20번의 조정장에서 수익률이 개선되는 데 평균 3개월이 걸렸으며 조정장에 진입한 지 1년 후에는 평균 14.4% 상승했다.


국내 증시는 악재가 겹겹이다. 미국발 악재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 대형주들의 어닝쇼크 등이 겹쳤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미국 금리가 다시 오르며 진정되지 않으니 우려가 커진 것"이라며 "금리는 할인율로, 이보다 성장률이 높아야 주식이 싸 보이는 데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하반기 이차전지 쏠림만으로 지수가 올랐고 다른 종목들은 오르지 않았는데, 최근 이차전지에 IT까지 빠지면서 지수 낙폭이 커 보이고 방어막이 사라졌다고 판단했다. 2000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그는 "지수 하락으로 증시가 저평가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지만 바로 반등을 한다는 의미는 아닌 만큼,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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