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 ENM
배우 강동원은 수많은 ‘미남’들이 즐비한 연예계에서 말 그대로 ‘클래스가 다른’ 비주얼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20여년간 엔터테인먼트 기자로 일하며 수많은 ‘미남’들을 만나본 기자도 강동원을 실제 만났을 때 입에서 “아우씨 진짜 잘생겼네”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튀어나왔다. 그게 벌써 10여년 전 일이다.
세월이 흘러 현재 극장가를 장악한 ‘천박사의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 제작 외유내강, 이하 천박사)의 언론 시사회가 열렸던 얼마 전. 서울 용산의 한 극장 옆 식당가에서 오랜만에 우연히 근접거리에서 강동원과 마주쳤을 때도 불가항력적으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여전히 잘생겼네. 쟤는 왜 안 늙어?”. 조용하게 이동하는데도 100m 전방에서 조명을 비춘 듯 환하게 빛나며 움직이던 강동원은 불혹을 넘긴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말 그대로 ‘천상계 외모’였다. 요즘 자주 사용하는 ‘남신’이란 단어와 딱 들어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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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사’가 연출 입봉작인 김성식 감독은 스승인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영향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즐길 수 있는 상업 영화로 연출 신고식을 치렀다. ‘천박사’의 제작사는 최근 충무로에서 흥행타율이 제일 높은, '베테랑' '엑시트' '밀수'를 만든 외유내강(류승완 강혜정 공동대표). 김감독과 외유내강 제작진은 그동안 관객들이 강동원을 사랑했던 부분들을 잘 선별해서 이상적인 ‘강동원 사용 설명서’를 완성한다.
우선 '천박사'는 강동원의 실사가 아닌 듯한 비현실적인 미모를 철저하게 이용한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답게 다소 만화적인 부분이 많은 영화답게 강동원은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비주얼로 보는 이들에게 ‘심쿵’ 모먼트를 선사한다. ‘최고의 피사체’라는 김감독의 극찬에 맞게 급박하게 진행되는 사건들 속에서도 강동원의 얼굴 클로즈업 장면이 넘쳐난다. 조명도 아주 세게 치면서. 이제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주름살도 보이지만 여전히 마흔두살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동안 외모'로 관객들을 무장해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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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은 의외로 코미디에도 재능이 있다. 매사 진지할 것 같은 그가 예상을 깨고 웃기면 대중들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 ‘전우치’ ‘검사외전’을 보면 그가 틀 안에 갇혀 있지 않고 매우 유연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배우임을 알 수 있다. ‘천박사’에서도 그 유머감각을 적절히 사용한다. 영화 초반 가짜 퇴마사로 사기를 치고 다니는 모습에서 ‘전우치’ ‘검사외전’에서 관객들이 좋아했던 개구쟁이 같은 악동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과하지 않고 적절하게 수위 조절을 하며 웃음을 유발한다. 천박사의 사기 파트너 인배(이동휘)와의 티키타가도 영화를 경쾌하게 만드는 웃음 포인트. 이동휘와 차진 케미스트리를 형성하며 관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사진=CJ ENM
하지만 개봉 후 영화 완성도에 대한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담없이 보는 명절에 안성맞춤인 킬링타임용 오락 영화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기대에 못 미치단 아쉬움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단선적인 서사와 빈약한 상상력이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출연 영화들이 흥행이 부진했던 강동원이 ‘천박사’로 오랜만에 흥행의 달콤한 맛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제작진의 바람대로 시즌2로 돌아올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