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의 '별의 순간'[PADO]

머니투데이 김수빈 PADO 매니징 에디터 2023.09.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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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중국의 2023년 1분기 자동차 수출량이 사상 최초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했습니다.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한 전기차 부문이 빛을 발한 것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산 자동차라고 하면 우습게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이제는 디자인부터 기술력까지 한국산 자동차 못지 않습니다. 그 첨단에 비야디(BYD)가 있습니다. 당초 배터리 전문기업으로 시작한 BYD는 배터리의 원료가 되는 광물부터 심지어 자동차 보험까지, 전기차 업계에서 가장 완벽한 수직계열화를 이룬 기업입니다. 테슬라 뿐만 아니라 이제는 한국 자동차 제조사도 BYD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한국 자동차 산업이 반드시 벤치마크해야 할 기업입니다. 비야디와 중국 전기자동차 산업의 질주를 상세히 보도한 더와이차이나 6월 18일자 기사는 번역 전문을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파리=뉴스1) 이준성 기자 =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이유(Porte de Verseille)’ 전시회장에서 ‘2022 파리국제모터쇼(MONDIAL DE L’AUTO PARIS)’ 프레스데이가 열려 '대륙의 테슬라'로 불리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자사 플래그쉽 모델 ‘한(HAN)’을 선보이고 있다. 2022.10.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파리=뉴스1) 이준성 기자 =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이유(Porte de Verseille)’ 전시회장에서 ‘2022 파리국제모터쇼(MONDIAL DE L’AUTO PARIS)’ 프레스데이가 열려 '대륙의 테슬라'로 불리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자사 플래그쉽 모델 ‘한(HAN)’을 선보이고 있다. 2022.10.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처음으로 중국으로 움직인 시점을 꼽으라면 중국 자동차 업체인 BYD오토(BYD Auto)가 블레이드(Blade) 배터리를 출시한 2020년 3월 29일이 적당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의 혼란스러운 시기였기 때문에 블레이드의 진가를 제대로 파악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게다가 더 효율적인 배터리 디자인 같은 기술적인 소식은 반도체 부족이나 리튬 가격 폭등 같은 자동차 업계의 팬데믹 위기 관련 이슈에 비해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각종 공급망 문제가 BYD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BYD가 이룬 성과의 진가가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했다. BYD는 블레이드 출시 4개월 후 플래그십 차량인 한(Han)을 출시했다. 그리고 다른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가 부품을 기다리다 마비된 듯 보였을 때 BYD는 그야말로 자동차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2021년 중반이 되자 BYD는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가 갖지 못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바로 공급망에 대한 거의 완벽에 가까운 통제력이었다. 오늘날 생산되는 BYD 자동차는 BYD의 자회사가 건설한 공장에서 BYD가 만든 칩과 배터리로 구동되고 BYD가 채굴한 금속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자동차의 운송도 BYD 소유 화물선을 통해 전 세계로 이루어질 수도 있으며 자동차 보험도 BYD 소유 보험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누적되면서 BYD의 자동차는 더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더 저렴해졌다. 10년 전, BYD의 당시 플래그십 차종이었던 박스형의 투박한 해치백 BYD e6는 4만9000달러(6500만원)가 넘는 가격에 300킬로미터의 주행거리를 자랑했다. 지난 5월 BYD는 동일한 주행거리의 새로운 시걸(Seagull) 해치백을 발표했는데 기본 가격이 e6의 4분의1에 불과한 1만1000달러(1500만원)였다.

"BYD의 DNA는 제조업이며 비용 절감에 탁월하기로 악명이 높을 정도죠." 자동차 컨설팅 회사인 ZoZoGo 창업자 마이클 던의 말이다. "처음에 휴대폰용 배터리 제조사로 출발했을 때의 전략이 그랬고 자동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예요. 거부할 수 없을 정도가 될 때까지 비용을 낮춥니다."

BYD가 세운 기록을 보면 BYD가 얼마나 거부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는지 알 수 있다. 현재 세계 최대의 전기차 생산업체이자 두 번째로 큰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이며,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 브랜드로 적어도 15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폭스바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2022년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 상위 10개 중 6개가 BYD 차량이었다. 모회사 BYD컴퍼니 고용인원이 60만 명에 육박해--이 중 절반은 작년에 고용했다--현재 중국 민간 기업 중 고용인원으로는 위탁 제조 대기업인 폭스콘에 버금갈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눈 깜짝할 사이에 크게 성장한 BYD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지만 이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더 큰 지각변동의 일부다. 2023년 1분기 중국은 사상최초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올라섰다고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중국의 관세청에 해당하는 해관총서 데이터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승용차 수출액은 160억달러를 넘었는데 이는 2020년 동분기 대비 900% 증가한 것이다.

"이젠 중국의 [자동차] 수요가 중국의 생산으로 충족되는 세상이 됐죠." 미국외교협회의 글로벌 무역 및 자본 흐름 전문가인 연구위원 브래드 세서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위원의 말이다. "중국이 이렇게 단기간에 순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 전환한 것은 세계 경제에 큰 충격입니다."



지난달 포드의 CEO 짐 팔리는 이렇게 말했다. "이게 새로운 세계 질서라는 걸 똑똑히 보실 수 있을 겁니다."

5년 전만 해도 이런 새로운 세계 질서를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고, BYD가 이를 선도하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선전(深?) 소재의 기업 BYD는 원래 휴대폰용 배터리 제조업체였다가 2000년대 들어 전기차 배터리로 사업을 전환했다. 2008년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의 자회사가 투자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BYD는 자동차 업계의 지진아(遲進兒)로 여겨졌다. 많은 중국 소비자에게 BYD는 다른 선택지가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넉넉한 정부 보조금으로 겨우 판매를 유지하는 메이커였다. 2011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BYD가 경쟁 상대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저 웃기만 했다. "그 회사 차를 본 적 있어요?" 그의 대답이었다.

오늘날 테슬라는 BYD의 고객사다. 테슬라는 지난달 독일에서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장착한 첫 번째 테슬라 모델을 출시했다. 테슬라는 포드, 폭스바겐과 같은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와 마찬가지로 BYD의 공급망 모델을 따르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과거에는 아웃소싱했던 필수 광물 채굴, 가공과 배터리 생산 같은 업스트림 부문에도 투자하고 있다.



"블레이드는 현재 세계 최첨단의 배터리라 할 수 있습니다." 던의 말이다. "테슬라가 자동차 제조업체로 시작하여 업스트림으로 가고 있는 반면, BYD는 배터리의 강자이자 자동차 업계의 다크호스죠."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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