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명동 롯데면세점 9층에서 사람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사진=정인지 기자
10층은 루이비통 등 럭셔리·주얼리, 11층은 국내외 중고가 화장품 브랜드, 12층은 설화수, 후, 샤넬뷰티 등 고가 화장품을 판매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저녁에 숙소로 돌아오는 단체 관광객이 방문하면 고가 브랜드에도 사람들이 많아진다"면서도 "과거보다 9층 방문객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3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최근 3개월(7~9월)간 중국인 매출 중 화장품·향수 비중은 75%로 지난해 85% 대비 크게 낮아졌다. 스킨·로션 등 기초 화장품은 부피가 작고 개인 취향 차이가 크지 않아 따이궁들이 중국 내 재판매용으로 선호하는 품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관광객이 찾는 브랜드를 미리 입점시켜야 한다는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현대 미술을 기반한 국내 브랜드인 '더뮤지엄비지터'를 명동 9층에 단독 입점시킨 데 이어 이달 초 컨템포러리 브랜드 아미, 메종키츠네를 면세점 업계 최초로 입점시켰다.
면세점 인기에 되살아나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이랜드의 후아유는 2000년에 출시돼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친숙한 브랜드지만, 뉴트로 바람을 타고 중국인들에게 매출이 늘고 있다. 후아유는 명동 롯데면세점 외에도 현대 동대문점, 무역점, 신라 HDC점 등에 입점하면서 매장 당 월 매출이 3억원을 넘기고 있다. 올해 연 매출은 900억원으로 최대치를 달성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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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긴 연휴를 맞아 단체 관광객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올해 추석에는 코로나19 이후로는 처음으로 명절 휴무 없이 영업한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도 판매 품목이 다양화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에서 따이궁 매출을 제외한 전체 중국인 관광객의 품목별 매출 비중을 보면 시계·주얼리가 지난해 7~9월 10%에서 올해 같은기간 32%로 대폭 늘었다. 시계·주얼리 역시 취향을 타 되팔기 어려워 순수 소비 수요로 여겨지는 제품군이다.
화장품 판매 비중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27%로 큰 변화는 없었지만 화장품 중에서도 인디 브랜드 판매가 급증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타 면세점에 없는 브랜드를 유치할 필요가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명동점에 신규 화장품 브랜드 16개, 부산점은 29개를 입점시켰다. 토리든, 미친스킨, 숌 등 7곳은 업계 단독 입점이다.
면세점은 백화점보다 매장 면적이 좁아 다수의 브랜드보다는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관광객들은 인터넷에서 인디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얻고 찾아온다는 설명이다. 신세계 면세점 관계자는 "항공편 등이 제한돼 당장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긴 어렵지만 부산 국제 영화제, 불꽃 축제 등을 앞두고 있어 브랜드 개편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