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없는 韓 여자배구 민낯, 예선 7연패→4회 연속 올림픽 좌절... AG 입상도 장담 못한다 [파리올림픽 예선]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2023.09.2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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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사르 에르난데스 감독(왼쪽에서 4번째) 감독과 선수들. /사진=뉴스1세사르 에르난데스 감독(왼쪽에서 4번째) 감독과 선수들. /사진=뉴스1


'배구여제' 김연경(35)이 없는 한국 여자배구의 민낯은 꽤 적나라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4강 신화와 높아지는 V리그 여자부 인기에 세대교체도 약간의 진통만 겪으면 될 것이라 여겼던 낙관론도 더 이상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세계랭킹 38위)은 24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C조 예선 7차전에서 슬로베니아(26위)에 세트 스코어 0-3(13-25, 20-25, 23-25)으로 완패했다.



폴란드와 독일을 상대로 선전하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중앙에서 이다현이 12점, 정호영이 7점으로 분전했을 뿐, 양 사이드에서 6점을 올린 이선우가 최고 득점, 블로킹 득점에서 2대12로 크게 밀릴 정도로 유럽팀의 높이에 고전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탈리아(0-3 패), 폴란드(1-3 패), 독일(2-3 패), 미국(1-3 패), 콜롬비아(2-3 패), 태국(0-3 패)에 이은 슬로베니아전 셧아웃 패로 총 7경기에서 승점 2점, 6세트를 획득하는 데 그치며 7연패로 예선전을 마무리했다. 자연스레 4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도 좌절됐다.
한때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14위에 올라 중국, 일본과 자웅을 다투던 아시아의 강호는 없다. 36위로 시작했던 세계랭킹도 이번 예선전을 거치며 40위로 추락, 배구의 변방으로 밀려났다. 이제 아시아 내에서도 중국(6위), 일본(9위), 태국(13위), 카자흐스탄(32위), 베트남(39위)에 이어 6번째에 불과하다.



대표팀을 2012년 런던, 2020년 도쿄 두 대회서 4강으로 이끈 김연경, 양효진(현대건설) 등 주축 선수들의 존재감만 확인했을 뿐이다. 한국은 4강 멤버들의 은퇴 후 세자르 감독을 선임하며 야심 차게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하지만 2022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2연패, 2022 세계배구선수권대회 1승 4패, 2023 VNL 12연패로 애써 외면했던 세계 배구와 격차를 실감했다.

아시아 내에서도 중국과 일본 양강 체제를 위협하는 다크호스 포지션을 태국에 완벽히 내줬다. 한국 여자배구는 2006년 도하 대회(5위) 이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3위)까지 4대회 연속으로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 예선전 직전 참가한 2023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는 베트남에게 2-3 역전패, 태국에 0-3 셧아웃 패, 카자흐스탄에 0-3 셧아웃 패를 당하는 등 졸전 끝에 6위로 마감하면서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입상을 장담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1975년 아시아선수권 대회에 참가한 이래 준결승조차 진출하지 못한 것은 세자르호가 처음이었다.


카타르 도하를 거쳐 26일 중국 항저우에 도착하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베트남, 네팔(랭킹 외)과 함께 C조에 속해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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