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0TEU급 컨테이너선 ‘HMM 홍콩(Hongkong)호’가 광양항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는 모습. (HMM 제공) /사진=뉴스1
HMM 인수 후보 기업들이 2개월간의 실사 절차에 돌입했지만 업계에서는 유찰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해운업계 불황 장기화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저력을 가진 마땅한 후보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들 기업은 HMM의 '높은 몸값'을 감당할 인수 자금 마련에도 벅찬 상황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된 동원·하림·LX 그룹은 지난 6일부터 HMM 인수를 위한 실사에 들어갔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4일 HMM 인수 후보 3사에 개별적으로 적격심사 결과를 통보했다. 산은은 2개월간의 실사기간 이후 오는 11월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올해 내에 HMM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운업계는 업황이 악화해 이익이 둔화하는 시기를 맞아 회복이 될 때까지 견딜 저력이 있는 후보가 더 요구된다고 본다. HMM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94.5% 급감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 적자는 3조8401억원이었다. 글로벌 해운업황을 가늠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 8일 기준 999.25를 기록했다. 한 주 동안 34.42포인트(p) 하락했다. SCFI가 1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7주 만이다. HMM 매출에서 컨테이너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5%에 달한다.
노선을 공유하는 해운동맹이 해체될 경우 글로벌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1·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의 해운동맹 '2M'은 2025년 1월 공식 해체를 예고했는데 현실화될 경우 해운업계의 판도가 크게 변할 거라는 분석이다. HMM은 현재 디 얼라이언스(HMM·일본 ONE·독일 하파그로이드·대만 양밍) 소속이다. 개별 해운사들의 전략적 이합집산이 일어나면 각 해운사의 비용이 늘고 수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황은 짧고 불황이 긴 해운업의 특성과 해운동맹 해체 등 돌발 변수를 고려하면 추후 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다"며 "풍부한 보유 현금을 바탕으로 불황을 견디고 환경 규제도 맞춰야 하는데 그럴 여력을 가진 후보가 마땅치 않아 산은 입장에서 다른 인수 후보자를 찾을 가능성도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