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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게이츠는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통해 지난 2분기 AB인베브의 주식 170만주를 매입했다. 금액으로는 9500만달러(약 1267억원)에 달한다.
AB인베브는 지난 4월 뜻하지 않은 위기를 맞았다. 아역배우 출신의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딜런 멀바니에게 자사 인기 제품인 버드 라이트를 선물하면서다. 앤하이저부시는 멀버니의 성전환 1주년을 축하하며 그의 얼굴이 그려진 버드 라이트 맥주 캔을 특별 제작해 전달했다. 멀버니는 "버드 라이트가 최고의 선물을 보내줬다"며 소셜미디어(SNS)에 선물 받은 맥주를 찍어 올렸다.
논란의 여파는 매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AB인베브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2분기 매출이 10.5% 줄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감소했다. 2001년부터 미국 맥주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버드라이트는 경쟁업체에 왕좌를 내주게 됐다. 60유로를 웃돌았던 주가도 논란 후에 한 때 40유로대까지 내려앉았다. 회사는 결국 미국 내 인력 1만8000여명 가운데 2%가량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버드 라이트/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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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가 맥주 회사에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초 네덜란드 맥주 회사 하이네켄의 지주사인 하이네켄 홀딩 주식 1083만주를 약 9억200만달러(약 1조2031억원)에 매입했다. 게이츠가 2018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에서 "맥주를 즐겨 마시지 않는다"며 "야구장 같은 곳에 가면 다른 사람들의 분위기를 맞추려고 가볍게 마시는 정도"라고 밝힌 바 있어 이 투자 소식에 더욱 이목이 쏠렸다. 당시 게이츠 측은 하이네켄 지분 매입에 대해 어떤 언급도 내놓지 않았다.
게이츠의 이번 투자가 '실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AB인베브의 전 임원인 앤슨 프레릭스는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게이츠는 분명히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그는 이미 AB인베브의 최대 라이벌 중 하나인 하이네켄에 투자하면서 9억달러짜리 실수를 저질렀다. 그 투자 이후 하이네켄의 주가는 10%가량 하락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