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식 한국거래소 파생본부 부이사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5일 이경식 한국거래소(KRX) 파생상품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현물시장과 파생시장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목표"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나 ELW 스캘퍼 사건은 전원이 무죄선고받았고, CFD의 경우 시장감시가 되지 않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선물옵션 등 일반적인 장내파생상품과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내파생시장은 가격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유동성이 많고 위험관리도 잘 되는 시장"이라며 "CFD 등 사고가 발생하는 상품들은 대부분 장외파생상품으로, 거래 당사자 간 거래가 되기 때문에 거래 투명성과 위험관리가 잘 되지 않고 비용도 비싸다"고 강조했다.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과거의 명성을 회복해나가는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KRX 파생상품시장은 거래비중 기준 인도, 미국, 브라질, 중국에 이어 세계 5위 규모로 올라섰다.
국내 파생상품시장 일평균 거래대금도 2021년 기준 6조7000억원으로, 거래가 활성화됐던 지난 2011년(6조6000억) 규모를 대부분 회복했다. 개인투자자 비중은 선물시장 기준 2011년 25.4%에서 2021년 12.9%로 감소했지만, 빈 자리를 기관투자자들이 채우면서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뤘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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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이사장은 "개인 비중이 감소하긴 했지만, 오히려 파생상품시장이 위험 헤지 등 국내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재편돼 건전성 측면은 더욱 강화됐다"며 "이에 맞춰 잠재적 수요가 많은 상품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이 부이사장은 "아직 시행 1개월 밖에 안되긴 했지만 조기개장 15분 동안 전체 파생시장 거래량의 6%가 거래되고 있어 신규 거래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월요일 만기 위클리옵션도 전체 코스피200 옵션 거래량의 14.6%를 차지할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다"고 전했다.
앞으로는 잠재적 투자수요가 많은 상품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대표적인 것이 개별주식 파생상품이다. 앞으로 현재 코스피200 선물옵션 거래는 활발하지만, 삼성전자선물 등 개별 주식 선물옵션에 대한 인식은 낮다. 현재 개별 주식의 경우 코스피200 종목 위주로 선물은 177개, 옵션은 47개가 상장돼 있다. 이를 코스닥 글로벌 지수 구성종목까지 포함해 25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부이사장은 "세계 파생상품 시장 트렌드가 주가지수 선물에서 삼성전자 선물 등 개별주식 파생상품으로 전환하고 있어 우리도 코스피200 종목에 대해서는 선물옵션 모두 상장시킬 것"이라며 "개별 주식상품이 활성화되면 개인도 주식선물매도를 통해 기관처럼 손쉽게 주식 공매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자주 목격되는 개인투자자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해서도 "레버리지 투자효과를 원하는 개인들이 비싼 이자를 내고 빚을 내서 투자하는데, 파생상품을 활용하면 대출 없이도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어 고금리 이자를 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경식 한국거래소 파생본부 부이사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 부이사장은 "미국 CME(시카고상품거래소)는 이미 23시간 거래하고 있고 독일, 런던 등은 20시간, 일본도 야간거래소를 운영 중인데 우리는 늦은 편"이라며 "정규거래시간 외에 발생하는 사건이 파생시장에서 먼저 반영되고 이후 현물시장이 열리게 되면 현물시장 변동성이 완화될 수 있고, 시차 때문에 투자가 쉽지 않았던 다른 지역에서 투자자를 유치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선물시장은 현물시장의 거울인데 현물시장 상장사가 2500여개인 반면, 상장 선물은 170여개에 불과하다"며 "두 시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니즈가 있는 상품을 추가 상장하고, 장기적으로 장외파생상품들도 일부 장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